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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박2일' 위협하는 '런닝맨', 인기 치솟는 이유

고재완 기자

기사입력 2011-09-25 16:37


사진제공=SBS

SBS '일요일이 좋다-런닝맨'(이하 런닝맨)이 '1박2일'이 독주했던 일요 예능 시장을 재편하고 나섰다. 특히 강호동의 잠정 은퇴 후 위기의식을 느낀 '1박2일'에 가장 위협이 되는 요소가 바로 '런닝맨'이다. 그만큼 '런닝맨'은 초반 부진을 모두 씻어내고 '일요일이 좋다'가 SBS 예능 '간판'으로 다시 일어서는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이같이 '런닝맨'이 선전할 수 있던 이유는 무엇일까.

포맷 익숙해진 멤버들, 캐릭터에 날개 달다

'런닝맨'이 초반 부진했던 이유는 이렇다할 스토리텔링 없이 무조건 뛰어다니기만 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멤버들이 포맷에 적응하자 각자 캐릭터는 급속도로 만들어지기 시작했고 '런닝맨'의 상승세에 기름을 부었다.

가장 먼저 시청자들 눈에 들어온 캐릭터는 '월요커플' 개리와 송지효다. 첫 예능 고정 출연이었던 개리와 배우로서 어느 정도 신비감을 유지하고 있던 송지효의 '요일 커플제'(?)는 시청자들에게 웃음을 주기에 충분했다. 이 과정에서 송지효와 개리도 예능에 부드럽게 녹아들 수 있었다.

또 하하는 '무한도전'의 떼쓰는 캐릭터에서 업그레이드된 '하로로'캐릭터를 만들어내면서 "내 마지막 여자가 돼줘"라는 유행어(?)까지 만들며 '런닝맨'의 한 축을 담당하게 됐다. 이광수의 '모함광수' 캐릭터는 본인의 피나는 예능 적응 노력이 만들어낸 것이다. 이에 반해 '유르스 윌리스'와 '능력자'는 열심히 뛰어다니는 유재석과 김종국에게 자연스럽게 주어진 캐릭터다.

이같은 캐릭터 싸움의 강점은 '파생상품'(?)을 쉽게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이다. 윤소이가 게스트로 등장한 방송분에서 그녀는 개리에게 친밀감을 호소해 '월요커플'에 방해요소로 작용해 흥미를 더했다. 하하는 등장하는 여성 게스트에게 대시를 거듭하면서 '러브라인'을 만들어내고 이광수는 모함을 거듭하면서 '편짜기'를 감행한다. 게스트들은 '능력자' 김종국이나 '유르스 윌리스'로 편을 오가며 더 큰 재미를 선사한다.


사진제공=SBS
심리 게임, 영화보다 더 큰 반전


이제 '런닝맨'은 단순히 뛰어다니는 예능이 아니다. 차라리 심리게임이 더 큰 부분을 차지하는 프로그램이 돼 버렸다. 추석 특집에서 개리는 '런닝맨 전원을 속이라'는 지령을 받았다. 개리는 "진정한 스파이가 뭔지 보여주겠다"며 발을 저는 연기를 펼쳤지만 '개리에게 속는 척 하라'는 미션을 받은 멤버들은 이 상황을 모두 지켜보며 웃음짓고 있었다. 멤버들은 끝까지 개리에게 속는 척을 했고 미션에 성공했다. 하지만 반전은 그 다음이었다. 마치 영화 '유주얼 서스펙트'를 보듯 개리가 '개리가 멤버들이 알고 있었다는 것조차 알고 있었다'는 미소를 지었기 때문이다. 이같은 심리게임은 이날 '트루개리쇼'라 명명되며 관심을 모았다.

25일 방송분은 시청자들을 더욱 놀라게 했다. 중국 베이징편 촬영에 불참한 줄 알았던 송지효가 '깜짝' 등장해 멤버들을 몰아세운 것.

멤버들 몰래 중국에 입국한 송지효는 '런닝맨들을 아웃시키라'는 미션을 받아 런닝맨들이 미션을 통해 획득한 상금이 들어있는 돈가방을 훔친 도적들의 두목으로 활약하며 '에이스'다운 면모를 선보였다. 송지효는 멤버들에게 발각되지 않기 위해 남자 무사 복장도 마다하지 않는 열정을 보였다는 후문이다.

송지효가 중국에 왔으리라고는 꿈에도 상상을 못한 멤버들은 서로에게 경계를 풀지 않고 범인을 추리하며 '런닝맨' 사상 최고의 심리전을 펼쳤다. '런닝맨' 멤버들은 이름표가 떼여 아웃당하고 나서야 송지효가 중국에 왔다는 것을 깨닫고 경악을 금치 못했다. 이같이 상상치 못한 반전이 '런닝맨'이 시청자를 끌어모으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다.

'런닝맨' 만큼 자주 논란에 휩싸인 예능도 드물지만 그 논란 조차도 관심거리가 될만큼 인기는 치솟는 상태다. '런닝맨' 제작진 사칭 사건이 발생할 정도이니 말이다.

'런닝맨' 조효진 PD는 "요즘 프로그램에 출연 의사를 나타내는 스타들이 늘어나 '런닝맨'에 대한 생각이 많이 바뀐 것을 느낀다"며 "좀 더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리기 위해 제작진과 회의를 거듭하고 있다. 다양한 소재로 더 재미있는 방송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그의 말처럼 '런닝맨의 상승세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지켜볼 일이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


사진제공=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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