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원하늘숲길트레킹

스포츠조선

추석TV는 '아이돌 세상'..출연자도 시청자도 피곤했다

서주영 기자

기사입력 2011-09-14 14:45


아이돌 스타 육상선수권대회. 사진제공=MBC

'연휴만 되면 아이돌은 피곤하다?'

지난 13일 전파를 탄 MBC '아이돌 스타 육상선수권대회'(이하 아이돌 육상). 이번 추석 특집 프로그램의 꽃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아이돌 팬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던 프로그램이었다. 소녀시대와 카라 등 최고 그룹의 멤버들이 얼굴을 비추지 않아 아쉬움을 남겼지만, 춤과 노래 일색이던 아이돌의 모습에서 탈피해 새로운 면모를 보여줬기 때문에 큰 호응을 얻었다.

대회에 출전한 아이돌 스타들의 표정에도 즐거움이 가득했다. 고된 스케줄에서 벗어나 운동장에서 땀을 흘리며 젊음을 한껏 만끽한 것. 하지만 부상자도 속출했다. 허들경기 때는 발을 헛디뎌 넘어지기 일쑤였고, 높이뛰기를 할 때는 중심을 제대로 못잡아 얼굴을 매트에 박는 아찔한 장면을 연출하기도 했다.

이렇듯 '아이돌 육상'처럼 대부분의 추석 특집 프로그램에 아이돌이 빠지지 않았다. 아이돌 스타를 내세워 만든 프로그램만 '스타커플 최강전', '아이돌 대격돌 마법의 제왕' 등 대략 5~6개. '최고의 아나운서를 찾아라', '코미디 한일전', '나는 트로트가수다' 등 출연 연예인들이 특성화된 프로그램을 제외하면 예외없이 아이돌 세상이었다.

하지만 이들이 출연했다는 것을 제외하곤, 그 이상 그 이하도 없었다. 추석 특집에서 빼놓을 수 없는 한복 차림에, 장기자랑 수준의 눈요기 뿐이었다. 심지어 일부는 동시간대 겹치기 출연까지 했다. 변화를 준 게 선배 가수나 연기자들과 호흡을 맞춘 것이었다. 아이돌 광팬들에겐 '보름달'처럼 알찼겠지만, 대다수의 시청자들은 '뻔한' 프로그램에 아쉬워했다. 일부 시청자들은 "이게 무슨 특집이냐"며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아이돌 스타들도 시청자들 만큼 피곤하긴 마찬가지. 방송사의 잇딴 섭외에 즐거운 표정으로 녹화에 나섰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마냥 좋지만은 않았던 게 사실이다. 연휴 직전에 녹화가 집중되는 만큼 평소보다 더욱 타이트한 스케줄에 피로도가 극대화됐기 때문이다.

이렇게 매년 반복되는 뻔한 특집때문에 시청률도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그나마 볼거리라도 풍성했던 '아이돌 육상'이 13.9%(AGB닐슨 기준)로 가장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다. 하지만 이 수치도 '연휴 시청률 톱10'에는 미치지 못했다.

한 방송 관계자는 "아이돌 스타들이 참여한 특집 프로그램이 올 추석에도 예외없이 방송됐지만 크게 눈길을 받은 프로그램은 '아이돌 육상' 뿐이었다. 팬들이 (아이돌 출연에) 많이 식상한 것 같다"며 "이때문인지 MBC '가수와 연습생'에 출연한 연습생 에일리가 기존 아이돌 스타보다 더 큰 화제가 됐다"고 전했다.
서주영 기자 juleseo@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