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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인자의 반란' 토크쇼 지각변동 시작되나…'안녕' '승승장구' 1위 비결은?

김표향 기자

기사입력 2011-09-14 13:50


KBS2 대국민 토크쇼 '안녕하세요'. 사진제공=KBS

KBS2 '승승장구'. 사진제공=KBS

추석 연휴 기간 KBS에 연이어 낭보가 날아들었다. 월요일 심야 토크쇼 '안녕하세요'가 방송이 시작된 후 처음으로 동시간대 시청률 1위에 오른 데 이어, 다음날인 화요일에도 '승승장구'가 '강심장'을 제쳤던 것. 말 그대로 '2인자들의 반란'이다.

12일 방송된 '안녕하세요'는 시청률 8.0%(AGB닐슨미디어리처시 전국 기준)를 기록하며 MBC '놀러와'를 0.4% 포인트 차이로 앞섰다. 이는 지난 해 11월 방송을 시작한 후 동시간대 첫 1위 기록이다.

13일 방송된 '승승장구'도 시청률 9.8%를 기록하며 '김정태 편' 이후 오랜만에 1위에 올랐다. 소프라노 조수미의 진솔한 이야기는 '예능신' 붐의 컴백을 전면에 내세운 '강심장', 추석특집 MBC '가수와 연습생'보다 더 많은 시청자들의 선택을 받았다.

두 프로그램의 이같은 강세는 추석 연휴라는 특수한 조건에서 기인한 것이라 치부할 수도 있다. 특집 영화, 특집 파일럿이 편성되면서 동시간대 경쟁 프로그램들의 방송 시작과 종료 시간이 들쑥날쑥했고, 시청층 이탈과 분산도 있었기 때문. 이 기간 고정 예능 프로그램과 드라마의 시청률이 전반적으로 하락세를 그린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하지만 이런 가운데서도 두 프로그램은 시청률 1위에 올랐을 뿐 아니라, 오히려 전주보다 시청률이 상승했다. 안녕하세요'는 5일 방송보다 1.1% 포인트, '승승장구'는 30일 방송보다 1.4% 포인트 올랐다. 단순 수치만 보면 그동안 죽 보여왔던 시청률 등락폭에서 크게 벗어나는 건 아니지만, 다른 프로그램들의 시청층이 쉽게 이탈한 것과 비교해볼 때 두 프로그램의 충성도 높은 고정 시청층이 얼마나 탄탄한지 느낄 수 있는 대목이다. 추석 연휴라는 조건 속에서 두 프로그램의 진면목이 도리어 잘 드러난 셈이다.

이같은 현상은 일시적일 수도 있지만, 장기적인 변화의 시작으로 보는 시각도 많다. '놀러와' '강심장' '무릎팍도사'처럼 '센' 토크쇼의 '기'에 눌린 시청자들이 '차분한' 토크쇼에 귀를 기울이기 시작했다는 것. '안녕하세요'는 폭로나 스타들의 신변잡기가 아닌 일반인들의 소소하고 정감 있는 사연을 주제로 다루고 있고, '승승장구'도 MC들의 진지한 태도와 게스트들의 진정성 있는 이야기로 '토크'의 힘을 보여주고 있다. 뿐만 아니라 치유를 컨셉트로 한 SBS '힐링캠프 좋지 아니한가'도 시청자들의 잔잔한 호평을 받고 있다.

한 방송 관계자는 "리얼 버라이어티의 홍수 속에 토크쇼 역시 비슷한 맥락으로 집단 MC, 집단 게스트 체제로 진행돼 왔다. 때문에 한편으로 말잔치로 도배돼 시청자들을 지치게 했던 것도 사실"이라며 "이제 내용과 형식에 차별화를 꾀한 토크쇼들이 제자리를 잡고 힘을 내기 시작했다. 요즘 예능이 다시 스튜디오로 돌아오고 있는 경향에 비춰볼 때 이같은 토크쇼들의 전망은 더욱 밝다"고 견해를 밝혔다.
김표향 기자 suza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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