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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극 열풍, 인기의 비결은?

김표향 기자

기사입력 2011-08-02 14:25


사진제공=SBS

일주일에 4편이 방송될 정도로 안방극장을 휘어잡고 있는 사극 열풍의 이유는 뭘까.

우선, 소재의 다양성을 꼽을 수 있다. 역사적 사실과 실존 인물의 행적에 허구를 가미했다는 점은 이전의 사극들과 크게 다르지 않지만, 정치적 주제를 극의 중심에 두지 않고 인물들의 행동과 사건을 추동하는 모티브로 배치한 덕에 다채로운 이야기가 파생됐다. SBS '무사 백동수'는 무예도보통지를 만든 협객 백동수와 정조의 암살을 노리는 비밀살수집단의 대결을 그렸고, KBS2 '공주의 남자'는 수양대군이 왕위를 찬탈하기 위해 충신들을 제거한 계유정난을 배경으로 조선시대판 '로미오와 줄리엣' 이야기를 표방한다. 정치적 사건들은 주인공들의 운명을 구속하지만, 정치 자체가 극의 중심은 아니다.

그리고 이들처럼 허구적 성격이 강한 '팩션'부터 KBS1 '광개토태왕' 같은 정통 대하사극, MBC '계백'처럼 이전에 다루지 않았던 소재와 인물을 새롭게 발굴한 사극까지 다양한 이야기가 방송사별로 골고루 포진해 있어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 덕분에 여러 작품을 돌아가며 봐도 장르적 지루함을 느낄 수 없는 장점이 있다.


사진제공=KBS
또한 '무사 백동수'의 지창욱 유승호 윤소이 신현빈, '공주의 남자'의 박시후 문채원 홍수현 송종호 등 젊은 배우들이 주인공으로 나선 덕에 사극이 한층 젊고 신선해졌다. 사극 특유의 대사톤과 발성에 아쉬움이 있고 경륜은 부족하지만 그 덕분에 정형화되지 않은 연기를 펼칠 수 있어 극은 더 유연해졌다. 시청자들이 부담 없이 다가설 수 있는 통로가 마련된 것이다.

여기에 주인공을 '보좌'하는 중견 배우들의 '무시무시한' 존재감은 사극의 최대 강점이다. '무사 백동수'의 최민수와 전광렬의 운명적 대결, '공주의 남자'의 이순재와 김영철의 정치적 대결, '계백'의 차인표와 오연수의 애증의 대결은 시청자들에게 전율을 불러일으키며 '카리스마'라는 게 무엇인지 실감하게 한다. 방송 후 쏟아진 시청자들의 찬사가 이들이 안방극장에 전한 감동의 깊이를 잘 보여준다.

그리고 배우들 간의 신구 조화도 단연 돋보인다. 젊은 배우들 중심의 사건과 중견 배우들이 펼쳐가는 갈등을 두 축으로 때론 서로 얽혔다가 다시 흩어지기를 반복하며 극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고 있다. 시청 포인트가 여럿이라는 의미다. 신선한 감성과 탄탄한 무게감이 이룬 절묘한 조화는 극의 재미를 배가시키고 있다.
김표향 기자 suzak@sportschosun.com


사진제공=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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