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안미녀' 오연서 "국보소녀 구애정, 저와 많이 닮았죠"

'동안미녀'의 '민폐 동생' 오연서는 "앞으로는 보다 따뜻한 모습을 보여드릴테니 너무 미워하지 말아달라"고 당부했다. 허상욱 기자 [e-mail]

KBS2 월화극 '동안미녀'의 오연서(24)는 요즘 평생 먹을 욕을 다 먹고 있다. 드라마 속 이소영(장나라)의 동생 이소진 역을 맡아 혼신의 '밉상 연기'를 펼치기 때문. 극 초반 언니의 앞길을 가로막는 '민폐녀' 역을 맡아 시청자들의 관심과 미움을 한 몸에 받았다.

"처음엔 욕을 너무 많이 먹어서 부모님께서 속상해 하셨어요. '동안미녀' 연출자인 이진서 감독님도 저를 보시면 '욕 살벌하게 먹더라, 괜찮니?'라고 물으시고…(웃음). 그래도 밖에 나가면 예전보다 많은 분들이 알아보셔서 감사한 마음이 커요. 평소엔 남들 웃기기 좋아하는 성격인데, 제 성격을 아는 친한 친구들은 드라마를 보고 '귀엽다' '웃기다'고 평하던데요."

실제로는 밝고 쾌활한 성격을 가진 이십대 초반 아가씨지만 어느덧 데뷔 9년차다. 아는 사람은 아는 오연서의 숨은 이력은 바로 '걸그룹 출신'. 2002년 걸그룹 LUV로 데뷔해 '오렌지 걸'이라는 노래로 활동했다. 오연서의 말에 따르면 앨범 한 장을 발표한 후 2002년 한일월드컵 때 '장렬히 사망했다'고.

"개인적인 경험 때문인지 MBC 드라마 '최고의 사랑'을 보면 공감이 많이 돼요. 특히 주인공 구애정(공효진)이 지금 저와 꽤 닮은 것 같아요. 극중 구애정이 몸담았던 걸그룹 국보소녀가 데뷔 10주년을 맞는데, 저희 그룹도 내년이면 데뷔 10주년이거든요. 또 지금 제가 '동안미녀'에서 비호감 캐릭터를 맡고 있으니까 구애정과 더 비슷한 것 같고…. 멤버였던 (전)혜빈, (조)은별 언니와는 지금도 종종 만나요. 만나면 일 얘기는 쏙 빼고 사적인 얘기하느라 바빠요."

오연서. 허상욱 기자 [e-mail]

걸그룹 해체 후 9년 동안 연기자로 한우물을 판 오연서는 이제 막 꽃봉오리를 피웠다. "급하게 데뷔했기 때문에 기다리는 시간 동안 배운다고 생각했다. 조급함을 버리고 즐겁게 지냈다"며 어른스러운 모습을 보인 그녀는 "남은 후반부에서는 보다 착해질 테니 너무 미워하지 말아달라"고 당부했다.

"집에서는 가족에게 막 대하지만 밖에서 누군가 당하고 들어오면 화가 나잖아요. 소영의 식구로서 앞으로 좀 더 따뜻한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이번에 센 캐릭터를 맡아서인지 다음 작품에선 밝고 청순한 역할이 탐나네요. 대중에게 매력이 많은 사람으로 보여지면 좋겠어요."
이다정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