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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성 거미 등 걸출한 보컬리스트를 대거 양산해 냈던 엠보트 출신이자 '포스트 거미'라고 불리며 화제를 모았던 가수 오윤혜가 컴백했다. "그동안 많은 것을 생각하고 내 자신을 되돌아 볼 수 있었다"며 웃는 모습은 마음의 짐을 내려놓은 것 처럼 홀가분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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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속사 문제로 시련을 겪었지만, 4년이란 공백기를 헛되게 쓰진 않았다. 먼저 인디밴드 등의 공연을 관람하면서 음악관을 재정립했다. "예전엔 음악에 막연한 기대만 했어요. 하지만 지금은 평생 음악을 하는게 목표가 됐고, 음악이 전보다 크고 소중하게 다가왔죠." 방송활동에 얽매이지 않고 자신만의 음악색을 찾아 공연을 하는 뮤지션들을 찾아다녔다. 그리고 그들에게서 '행복'을 봤다. "우리나라에 음악 잘하는 사람이 이렇게 많을 줄은 몰랐어요. 이런분들보다 내가 나은게 뭐가 있을까 생각했는데 별로 없더라고요. '나는 운이 좋구나' 싶었죠."
다만, 활동을 쉬는 동안 찾아온 생활고에 '음악을 평생 할 수 있도록 메인 직업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은 했다고. 그래서 동덕여대 연극영화과로 편입을 결심했다. "다른 사람을 가르쳐보고 싶어요. 기회가 되면 외국에 나가서 공부도 하고 싶고, 40~50대엔 대학에서 많은 분들을 가르치면서 내 음악을 하는게 목표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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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앨범엔 오윤혜의 자작곡 '너라서 고마워'가 담겼다. 공백기 동안 꾸준히 음악공부를 하며 '나만의 음악을 해보자'는 마음가짐으로 만든 노래이자, 본인의 아픈 사랑 기억을 담아낸 곡이기도 하다. "사람마다 잊을 수 없는 사랑은 한 둘 씩 있잖아요. 저도 그래요. 오래 만난 친구인데 안타깝게 헤어졌죠. 아프기도 했지만 음악하는데 있어서는 감성을 끄집어 낼 수 있는 매개체가 되더라고요. 고마운 사람이죠."
재밌는 사실은 이 곡을 만드는데 영감을 준 사람이 바로 김재원이라는 것. MBC 드라마 '내 마음이 들리니'를 보고는 거칠면서도 여린 모습에 반해 1주일만에 노래를 완성했다. "김재원이라면 헌혈이라도 해주고 싶다"며 솔직한 마음을 드러낸 오윤혜. 그의 실제 이상형은 어떨까? "딱히 정해진 이상형은 없지만 극과 극의 양면성을 갖고 있는 사람을 좋아해요. 아마 그런 분이 나타나면 공개 선언하고 당당하게 만날 것 같아요." 연예인이기 이전에 여자다. 서로 윈윈할 수 있고 건전하게 만난다면 굳이 숨길 이유는 없다는 것. 다만, 6개월 정도는 만남을 이어가고 확신이 들어야 공개 선언을 하겠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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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윤혜'란 이름 각인 시킬 것.
오윤혜는 지난 10일 싱글 '멍투성이'를 발표했다. 타이틀곡 '멍투성이'는 작곡가 j&s의 곡으로 이별 후 전해지는 주체할 수 없는 가슴시림이 묻어나는 노래다. "예전에 발표한 노래들이 매니아적인 성향을 띄고 있었다면 이번 노래는 대중적이에요. 여자들이 공감할 수 있는 노래가 아닐까 싶어요." 강한 자신감을 보인 그의 목표는 '오윤혜'란 이름 석 자를 대중의 뇌리속에 각인시키는 것. "처음 데뷔하는 기분이에요. 이번엔 최대한 라이브 무대에도 많이 서서 많은 분들께 저라는 사람을 각인시키는게 목표에요." 편안하게 다가갈 수 있는 가수, 많은 분들의 사랑으로 채워나갈 수 있는 가수도 되고 싶다. "인간적인 오윤혜와 가수 오윤혜를 구분짓고 싶어요. 노래할 땐 듣는 분들의 카타르시스를 해소시키고, 또 제가 은근히 빈틈이 많거든요. 인간 오윤혜는 편하게 다가가고 싶어요."
백지은 기자 silk78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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