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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모 담당'에는 욕심 없었어요."
인형처럼 날씬한 팔다리에 볼살이 동그란 얼굴, 해맑은 눈동자까지 가진 남보라는 누가 봐도 아름다운 소녀다. 하지만 영화 '써니'에서는 겉모습과는 영 딴판인 '괴력의 문학소녀' 금옥이로 변신했다.
잘 알려진 대로 남보라는 국내 최대라는 '13둥이' 남매 중 둘째로 유명해졌다. 다큐 프로그램 '인간극장'에 출연한 뒤 눈에 띄는 외모 덕분에 배우로 데뷔하게 됐다. 그러나 이번에는 미모에 전혀 욕심을 내지 않았다고. "미모 담당은 (민)효린 언니로 처음부터 정해져 있었으니까요. 예뻐 보여야 한다는 부담이 없어서 오히려 마음 편하게 촬영을 했어요. 예쁘게 보이고 싶으면 앞으로 훨씬 예뻐 보일 수 있는 다른 역할이 많을 텐데요, 뭘."
몸을 사리지 않는 액션도 그런 마음가짐에서 탄생했다. 시위 진압대와 여고생들이 뒤엉켜 싸우는 대규모 전투(?) 장면에서 남보라는 능숙하게 곤봉을 휘두른다. 여려 보이는 모습과 달리 남보라는 "액션 신을 찍을 때 합을 맞추는 게 생갭다 어렵지 않더라"고 털털하게 말했다. "그렇긴 했지만 안 하던 운동을 갑자기 하려니 한 장면을 한 달간 연습했어요. 하다 보니 욕심이 생기더라고요. 나름대로 파스까지 붙여 가면서 몸을 바쳤죠. 나중에는 멋있어 보이려고 경찰 곤봉을 빌려다가 가방에 꽂고 다니기도 했어요. 잘 보면 보일 거예요."(웃음)
'써니'로 한층 인지도를 높인 남보라는 다음 영화에서는 '쟤 정말 연기 잘 한다'는 평가를 들을 작정이다. 그런 포부에 맞게 '센' 역할에 캐스팅됐다. 유선 주연의 '돈 크라이 마미'에서 억울한 일을 당하는 여고생 딸 역으로, 어머니로 나오는 유선이 복수극을 벌이는 원인이 된다. 1989년생, 어엿한 대학생이지만 워낙 동안이라 '써니'에 이은 여고생 연기도 아무 부담이 없다. "'써니'에서도 호탕한 웃음이 제 연기의 중심이었어요. 지금까지 밝고 활달한 모습을 많이 보였지만 이번엔 폭발하는 감정, 눈물 연기가 많아요. '쟤가 그 남보라 맞아?'라는 말씀이 나올 거예요. 하하."
이예은 기자 yeeune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