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편 어디갔어?' SK, 정규 우승 시상식 뒷이야기…SK팬의 썰렁한 '원주직관', "홈 자축행사 3년 전 악몽은 그만"

최만식 기자

기사입력 2025-03-19 06:30


'우리편 어디갔어?' SK, 정규 우승 시상식 뒷이야기…SK팬의 썰렁한 …

'우리편 어디갔어?' SK, 정규 우승 시상식 뒷이야기…SK팬의 썰렁한 …

'우리편 어디갔어?' SK, 정규 우승 시상식 뒷이야기…SK팬의 썰렁한 …

[스포츠조선 최만식 기자] 남자프로농구 서울 SK 사무국은 "DB 구단의 배려에 감사하다"고 입을 모았다. 지난 16일 원주종합체육관에서 개최한 2024~2025시즌 정규리그 우승 시상식을 두고 하는 말이다. 이날 SK는 DB에 75대63으로 승리하며 우승을 조기 확정했다. 6강 경쟁으로 1승이 급한 가운데 안방에서 남의 집 '잔치'까지 봐야 했던 DB 구단이었다.

SK 측의 '감사인사'는 불난 집에 부채질 하자는 건 아니다. 진심이다. DB 측이 양해해준 덕에 이날 경기 후 개최된 한국농구연맹(KBL) 주최 시상식을 성대하게 치렀다. 경기 종료와 함께 우승 축하 대형 통천이 체육관 공중에서 펼쳐졌고, 종이 꽃가루와 축포도 발사됐다. 홈에서 행사를 치르는 것처럼 '할 건 다했던' 축하 분위기였다. 3년 전, 고양체육관에서 2021~2022시즌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했을 때 가로형 플래카드 하나만 펼쳐들고 했던 분위기와는 크게 달랐다. 당시 '코로나19 팬데믹' 막바지여서 부분적인 제약이 있던 때라 조촐할 수밖에 없었다.

전날(15일) 원주에 미리 도착해 체육관 천정에 통천을 설치하고 각종 리허설을 해야 했던 SK 관계자는 "남의 홈 경기장에서 우승 행사 준비를 하는 게 눈치 보일 수 있었지만 DB 측이 협조해줘서 그럴 필요가 없었다"고 말했다.


'우리편 어디갔어?' SK, 정규 우승 시상식 뒷이야기…SK팬의 썰렁한 …
16일 SK-DB전이 열린 원주종합체육관. SK 팬들로 채워졌어야 할 관중석이 상당히 비어있다. 원주=최만식 기자

'우리편 어디갔어?' SK, 정규 우승 시상식 뒷이야기…SK팬의 썰렁한 …
그렇게 순조로웠던 '원정 우승 확정' 이면에는 SK 직원들을 아쉽게 한 장면도 있었다. 이날 SK 원정팬들로 채워졌어야 할 관중석이 눈에 띄게 비었던 것이다. 원주종합체육관의 만원 규모는 4600명, 이날 경기 관중수는 3060명으로 우승 현장 치고는 썰렁했다. SK 관계자는 "15일 오후부터 SK 팬들의 입장권 예매 취소가 폭주했다"고 전했다. 관중 동원력 부동의 1위, 최고의 팬덤을 자랑하는 SK다. 게다가 수도권으로 간주되는 원주 원정인데 어찌 이런 일이? 알고 보니 웃지 못할 이유가 있었다. 15일 수원 KT가 당시 최하위였던 서울 삼성에 73대83으로 패하면서 분위기가 급변했다. 당시 우승 매직넘버 '2'였던 SK는 16일 DB전(오후 4시) 직전에 열리는 KT-창원 LG전에서 LG가 패하면 매직넘버가 '1'로 줄어들지만 LG가 이기면 16일 우승 확정은 무조건 안 되는 상황이었다.


'우리편 어디갔어?' SK, 정규 우승 시상식 뒷이야기…SK팬의 썰렁한 …
2022년 3월 31일 고양 오리온전 승리로 정규 우승을 확정한 당시 서울 SK. 사진제공=KBL

'우리편 어디갔어?' SK, 정규 우승 시상식 뒷이야기…SK팬의 썰렁한 …
SK는 2022년 4월 3일 KT전 직후 2021~2022시즌 우승 홈 축하행사를 가졌다. 사진제공=KBL
이에 SK 팬들은 LG가 KT에 패할 가능성은 극히 희박하다고 봤다. KT는 일시 대체 용병 입단 지연으로 용병 1명만 가동하다가 삼성에 충격패 당할 정도였던 반면, LG는 이전 울산 현대모비스전에서 짜릿한 버저비터 승리를 거두며 기세가 올랐기 때문이다. SK 팬뿐 아니라 누구라도 그런 예측을 할 만했다. 하지만 LG가 KT에 무려 28점차(62대90)로 패하며 SK가 예상하지 못했던 '밥상'이 차려줬다.

결국 많은 '우리편'을 모시지 못한 SK는 오는 21일 홈경기를 마친 뒤 '진짜' 축하행사를 치를 예정이다. 벌써부터 예매가 쇄도하며 만원 관중이 예고되는 상황. 여기서 전희철 SK 감독은 또다른 고민이 생긴다고 한다. 3년 전 '악몽'때문이다. 2022년 3월 31일 고양 오리온(현 고양 소노)과의 원정경기에서 승리하며 2021~2022시즌 우승을 확정한 SK는 4월 3일 수원 KT와의 홈경기를 마친 뒤 축하행사를 했다. 하지만 KT에 81대90으로 져 김이 빠졌다. 전 감독은 "선수와 팬들 감정이 고조된 상황에서 축포를 터뜨려야 하는데, 막상 경기에 패하고 나니 우승이지만 죄 지은 것처럼 분위기가 싹 가라앉았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하다"며 치를 떨었다. 하필 21일 상대가 마지막 2위 싸움에 전력을 쏟고 있는 현대모비스다. 전 감독이 "플레이오프가 남았다. 정규 1위로 끝냈다고 컨디션 조절은 없다"고 강조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

code:04oY
device:MOBI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