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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최만식 기자] 남자프로농구 서울 SK 사무국은 "DB 구단의 배려에 감사하다"고 입을 모았다. 지난 16일 원주종합체육관에서 개최한 2024~2025시즌 정규리그 우승 시상식을 두고 하는 말이다. 이날 SK는 DB에 75대63으로 승리하며 우승을 조기 확정했다. 6강 경쟁으로 1승이 급한 가운데 안방에서 남의 집 '잔치'까지 봐야 했던 DB 구단이었다.
SK 측의 '감사인사'는 불난 집에 부채질 하자는 건 아니다. 진심이다. DB 측이 양해해준 덕에 이날 경기 후 개최된 한국농구연맹(KBL) 주최 시상식을 성대하게 치렀다. 경기 종료와 함께 우승 축하 대형 통천이 체육관 공중에서 펼쳐졌고, 종이 꽃가루와 축포도 발사됐다. 홈에서 행사를 치르는 것처럼 '할 건 다했던' 축하 분위기였다. 3년 전, 고양체육관에서 2021~2022시즌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했을 때 가로형 플래카드 하나만 펼쳐들고 했던 분위기와는 크게 달랐다. 당시 '코로나19 팬데믹' 막바지여서 부분적인 제약이 있던 때라 조촐할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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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많은 '우리편'을 모시지 못한 SK는 오는 21일 홈경기를 마친 뒤 '진짜' 축하행사를 치를 예정이다. 벌써부터 예매가 쇄도하며 만원 관중이 예고되는 상황. 여기서 전희철 SK 감독은 또다른 고민이 생긴다고 한다. 3년 전 '악몽'때문이다. 2022년 3월 31일 고양 오리온(현 고양 소노)과의 원정경기에서 승리하며 2021~2022시즌 우승을 확정한 SK는 4월 3일 수원 KT와의 홈경기를 마친 뒤 축하행사를 했다. 하지만 KT에 81대90으로 져 김이 빠졌다. 전 감독은 "선수와 팬들 감정이 고조된 상황에서 축포를 터뜨려야 하는데, 막상 경기에 패하고 나니 우승이지만 죄 지은 것처럼 분위기가 싹 가라앉았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하다"며 치를 떨었다. 하필 21일 상대가 마지막 2위 싸움에 전력을 쏟고 있는 현대모비스다. 전 감독이 "플레이오프가 남았다. 정규 1위로 끝냈다고 컨디션 조절은 없다"고 강조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