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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뚫느냐, 막느냐, 그것이 관건이다'
우리은행과 BNK가 지난 16일부터 맞붙고 있는 챔피언 결정전은 대표적인 '창과 방패'의 대결이다.
우리은행은 자타공인 수비의 팀이고, BNK는 공격으로 승부를 보는 팀이라 할 수 있다. 이는 반대로 얘기하면 우리은행은 공격, BNK는 수비의 완성도가 높아질수록 승리에 가까워진다는 뜻이다.
16일 열린 챔프 1차전에서 양 팀의 공통적인 과제로 떠올랐다. 우리은행은 좀처럼 터지지 않았던 외곽슛과 30%에도 미치지 못했던 자유투 성공률이 발목을 잡은 반면 BNK는 상대의 2점슛 성공률이 50%에 달할 정도로 페인트존 수비에서 허점을 노출한 것이다. 그나마 박혜진 김소니아 안혜지 이이지마 사키 등 4명의 선수가 고른 득점 분포를 보인 덕에 늘 그렇듯 김단비가 거의 홀로 싸운 우리은행을 돌려 세울 수 있었다고 할 수 있다. 위성우 우리은행 감독이나 박정은 BNK 감독의 말대로 우리은행의 외곽포가 2~3개만 들어갔으면 얼마든 경기 결과는 달라질 수 있었다.
김단비는 이날 자유투 라인 부근에서 BNK가 스위치 디펜스를 하다가 안혜지 이소희 등이 막게 되는 미스매치 상황을 잘 이용했다. 정규리그에서의 평균 기록을 뛰어넘는 무려 50%의 2점슛 성공률(18개 중 9개 성공)을 기록했고, 더블팀이 들어왔을 경우 외곽 찬스를 만들어주는 특유의 피딩 능력까지 보여줬다.
다만 후반전에 들어가선 페이스가 확 떨어질 정도로 체력적인 부담을 느끼는 모습이 역력했다. 6개의 3점슛 시도가 모두 빗나가고, 자유투 6개 가운데 단 2개만 성공시킨 것에서 그대로 노출됐다. 박혜진 김소니아와 더불어 이소희와 같은 가드까지 가세해 김단비의 체력 소모를 유발한 로테이션 수비는 어느 정도 통한 셈이다.
결국 플레이오프와 마찬가지로 이명관 박혜미 심성영 나츠키 등 동료들 가운데 최소한 1명 이상이 김단비의 짐을 함께 짊어지어야 하는 상황이다. 28개의 3점슛을 던질 기회가 만들어졌지만, 단 5개만 넣는 17.85%의 성공률로는 BNK의 공격력을 압도하긴 힘들기 때문이다.
BNK로선 김단비의 페인트존 공략을 최대한 막아내는 동시에 외곽으로 나가는 패스를 최대한 불편하게 만들어야 하는 수비의 완성도를 높여야 창단 이후 첫 챔피언 달성에 가까워질 수 있다. 김단비과 심성영 정도를 제외한 우리은행 선수들이 비록 큰 경기 경험은 부족하지만, 언제든 틈만나면 터뜨릴 수 있는 외곽포를 장착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김단비에게 일정 정도의 득점을 허용하는 것은 어쩔 수 없지만, 모든 선수가 리바운드에 적극 가담할 경우 공수를 대부분 책임지는 상대팀 에이스의 밸런스를 더 빨리 흐트러뜨릴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1차전 전반에 공격에 치중하다 부진했던 김소니아가 후반전에 공수 리바운드부터 적극 가담하면서 경기력을 되찾아 11득점-14리바운드로 팀 승리를 견인한 것에서도 잘 나타났다.
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