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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프로농구 선두를 달리는 BNK와 5위 신한은행이 9일 시즌 4번째 맞대결을 펼친다.
BNK는 신한은행과 전반기에 3번 만나 모두 승리를 거둔 바 있다. BNK는 올 시즌 붙박이 주전 센터가 없이 가드와 포워드들로 구성된 전형적인 스몰볼 농구를 구사하고 있다. 박지수까지 해외로 이적하면서 전통적인 센터 농구를 하는 팀이 거의 없는 상황에서 국가대표 선수들로 짜여진 라인업은 빠른 트랜지션과 완성도 높은 전술, 뛰어난 외곽포로 상대를 압도하며 1위를 질주하는 비결이 되고 있다.
하지만 빅맨과 수준 높은 가드를 보유한 팀과의 대결에선 분명 버거워 하는 모습을 보인다. 유일하게 올 시즌 맞대결에서 1승2패로 뒤지는 삼성생명이 그 상대다. 삼성생명에는 베테랑 센터 배혜윤을 중심으로 이주연, 조수아, 키아나 스미스와 같은 좋은 볼 핸들러들이 포진해 있다. BNK는 삼성생명과의 2번째와 3번째 대결에서 각각 25점차와 17점차의 대패를 당했을 때도 리바운드 싸움부터 밀렸고, 배혜윤을 집중 마크하다보니 정작 이해란, 키아나와 같은 스코어러에게 다득점을 허용하는 등 선두팀다운 위력을 전혀 보여주지 못했다.
이런 가운데 신한은행이 타니무리 리카와 홍유순을 중심으로 하는 빅맨 농구가 전반기를 거치면서 자리를 잡기 시작했고, 이경은 신이슬 신지현 등 슈팅이 뛰어난 가드진을 거느린데다, 슈터이자 또 다른 장신 포워드인 최이샘까지 가세하면서 높이에 관해선 다른 팀 부럽지 않은 상황이 됐기에 이번 맞대결의 경우 앞선 3경기와는 분명 다른 양상으로 전개될 것을 기대된다.
BNK로선 이미 지난 12월 9일 열린 3차전에선 막판까지 접전을 펼친 끝에 68대64의 신승을 거둔 바 있는데, 최이샘까지 합류하며 비로소 '완전체'로 거듭난 신한은행과는 첫 대결이기에 분명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만약 삼성생명전처럼 빅맨 수비에 실패한다면, 승리를 결코 장담하긴 어렵다. 박정은 BNK 감독은 전반기에 삼성생명에 완패를 당한 후 올스타전 브레이크를 활용해 빅맨 수비 전술을 다시 가다듬고 나서겠다고 했는데, 신한은행전부터 가동하게 됐다.
반대로 신한은행은 리카와 홍유순으로 골밑을 지키면서 최이샘의 내외곽 공격을 적절하게 활용할 경우 시즌 처음으로 BNK를 넘으며 중위권 진입이 가능하게 된다. 이럴 경우 두 팀은 플레이오프에서도 대결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면에서 분명 흥미로운 대결이라 할 수 있다.
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