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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100% 전력을 가동한다"(SK 전희철 감독) "이타심으로 기적에 도전하겠다"(KCC 전창진 감독)
일단 양팀 사령탑은 지난 2일 열린 플레이오프 미디어데이에서 나란히 "3대0으로 승리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하지만 이건 결코 상대를 만만하게 보고 한 말은 아니다. 6강 PO 이후에도 넘어야 할 산이 많기 때문에 미리 힘을 다 쓰고 싶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명일 뿐이다. 오히려 상대를 어렵게 평가하고 있다. 미디어데이에서 양팀 감독과 대표선수들의 말 속에는 이번 6강 PO에서 눈 여겨 봐야 할 관전 포인트들이 숨어 있다. 이 키워드로 6강 PO를 전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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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두 팀 모두 이번 6강 PO를 앞두고 비로소 '완전체 전력'을 갖출 수 있게 됐다. 전희철 감독은 "플레이오프에서 안영준과 최원혁이 합류해 처음으로 12명 전원이 함께 나선다. 100% 전력으로 나서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선수들의 컨디션 회복에 기대감을 드러냈다.
부상 선수들이 돌아온 것은 KCC도 마찬가지다. 시즌 막판 부상으로 경기에 나서지 못했던 최준용과 송교창이 나란히 합류해 출전을 준비 중이다. 말 그대로 '베스트'와 '베스트'가 맞붙는 셈이다. 정규리그 맞대결에서는 일단 KCC가 4승2패로 우위를 점했다. 베스트 전력으로 부딪혔을 때의 결과는 과연 어떨 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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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니' vs '건아'
단기전 승부의 핵심 포인트는 상대 주득점원의 봉쇄에 있다. 그런 면에서 KCC의 '대 SK전 공략포인트'는 너무나 확실하다. 전창진 감독은 PO 미디어데이에서 "1~4위 팀에는 전부 확실한 스코어러들이 있다. SK도 자밀 워니가 있다. 이 선수를 막는 게 항상 힘들다"면서 "이번에는 라건아가 잘 처리해줄 것으로 믿는다"고 했다. KCC 허웅 역시 "라건아가 PO에서 150% 활약하겠다고 말했다. 워니를 잘 막아줄 것"이라며 기대감을 보이고 있다.
이에 맞서는 SK는 워니와 김선형의 투맨 게임과 빠른 스피드를 강점으로 보이는 팀이다. 늘 SK를 상대하는 팀들은 이에 대한 대비를 하고 나오지만, 알면서도 잘 못 막는 게 워니다. 전희철 감독 역시 "다른 선수들도 컨디션을 회복했기 때문에 워니를 잘 도와줄 것"이라며 크게 동요하지 않고 있다.
결국 두 팀의 6강 PO에서 최대 격전지는 워니와 라건아의 매치업이 될 전망이다. 또한 여기서 누가 우위를 점하느냐에 따라 시리즈 전체의 향방이 갈릴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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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관전포인트는 KCC 최준용과 SK의 옛 동료들 사이의 기싸움과 기량 대결이다. 최준용은 지난 시즌까지 SK의 핵심선수로 맹활약하다 FA로 KCC에 이적했다. 이적 후에는 SK를 향해 '노인즈'라는 표현을 해 대립각을 세우기도 했다. 그 때문인지 최준용은 이번 시즌 SK와 경기할 때 더욱 더 집중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KCC 허웅은 PO에 임하는 '6자 각오'로 '최준용미쳤다'를 들고 나왔다. 이유에 대해 "PO에서는 좋은 의미로 미친 선수가 나와야 잘 풀리는데, 최준용이 미쳐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요즘 말로'맑눈광(맑은 눈의 광인)'같은 플레이를 기대한다는 뜻이다.
최준용을 경계하는 건 SK 선수들도 마찬가지다. SK 대표선수 자격으로 나온 오재현도 "(최)준용이 형이 SK와 할 때 더 열심히 하는 게 사실이다"라면서도 "우리는 (안)영준이 형을 믿는다. 잘 막아줄 것"이라고 답했다. 이들의 코트 위 대결과 기세싸움 또한 이번 플레이오프의 향방을 가르는 키포인트가 될 수 있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