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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최만식 기자] '컵대회 MVP의 저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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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노시케의 전철을 따르고 있는 이가 존슨이다. 존슨이 2023년 컵대회 MVP로 돌풍을 일으켰을 때, 농구계에서는 '뚜껑을 열어봐야 한다'며 아노시케를 떠올린 이가 간혹 있기는 했다. 우려는 현실이 됐다. 존슨은 미국프로농구(NBA) 출신이라는 자존심만 너무 강했던 나머지 '팀 농구'를 하지 못했다. 스피드와 공격 본능은 뛰어나지만 수비는 상대 용병 매치업이 안되는 등 '구멍'에 가까웠고, 잦은 턴오버는 팀 분위기를 망치기 일쑤였다. 무엇보다 NBA 출신의 자부심이 너무 컸던지 한국농구에 적응하려는 노력도 부족했다. 패배의 지름길로 '정신 나간' 전술을 쓰지 않는 이상, 존슨의 출전기회가 제한될 수밖에 없었다. 결국 존슨은 지난 4일 서울 삼성과의 경기에서 2차 연장의 혈투가 벌어지는 데도, 출전시간에 불만에 품고 출전 거부 사태를 일으켰다. 이는 KCC의 패배 빌미가 됐고, KCC 선수들도 존슨의 태도에 몹시 분개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KCC 구단은 존슨의 퇴출 여부를 심각하게 고민하게 됐다.
농구계 관계자들은 "아노시케와 존슨의 사례에 공통점이 있다. 컵대회는 각 구단이 '카드'를 모두 내놓지 않는 탐색 무대다. 컵대회에서 새로 온 선수들을 파악해 대처 방법을 연구한 뒤 정규리그에서 적용하는데, 두 선수 모두 '수'가 읽히면서 나락의 길로 접어들었다"면서 "막혔으면 스스로 살 길을 찾고, 주변의 조언을 들어야 하는데 한국농구를 우습게 봤거나 자존심만 세운 나머지 끈끈한 한국농구의 매운 맛을 피하지 못했다"고 진단했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