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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최만식 기자] "폭염을 날린 응원 열기 잊지 않을게요."
KCC는 이달 초 태백 하계훈련을 마친 이후 구단체육관에서 대학팀 등과 연습경기를 치르는 동안 전에 없던 팬들의 관심에 즐거운 비명을 질렀다. 이른바 '원조-대세 농구 아이돌' 이상민 코치와 허웅의 만남 효과였다. 단적인 사례, 지난 18일 용인시 마북동에 위치한 KCC 클럽하우스. "아이고~, 이 땡볕에 오늘도 벌써 저렇게 줄을 서 계시네. 빨리 체육관 문 열어드려라." 클럽하우스 사무실에서 창밖을 보던 최형길 단장은 급히 지시를 내렸다. 오후 4시 예정된 연세대와의 연습경기가 1시간여 남았는데도 클럽하우스 앞 인도에서 무더위를 참고 기다리는 팬들이 햇빛이라도 피하도록 하기 위한 조치였다. 당시 폭염주의보가 발령된 가운데 한낮 체감 온도는 섭씨 36도를 오르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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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이전까지만 해도 연습경기 관전 팬이 많아야 10여명이었지만 올해는 경기당 100명 안팎의 팬들이 찾았다. 위치적 특성상 대중교통편이 불편하고, 클럽하우스 앞에 마땅히 해를 피할 곳도 없는 열악한 환경이지만 팬들의 열기는 '폭염도 저리 가라' 할 정도였다는 게 구단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 때문에 구단은 연습경기마다 1시간 일찍 체육관 문을 개방해 땡볕에 노출되는 시간을 줄이도록 했고, 구단 자체 체육관이라 관중석 냉방 효율이 부족한 점을 감안해 대형 선풍기를 따로 준비하기도 했다. 그동안 '우리끼리 조용히 치르는 연습경기'에 익숙했던 선수들은 정규시즌 못지 않은 팬들의 응원을 받으며 연습경기를 치르게 되니 "신선한 경험"이라며 반기는 눈치다. 무엇보다 "팬들이 항상 지켜본다고 생각하니 연습이라도 더 집중하게 된다"는 게 전창진 감독이 전한 긍정 효과다.
어디 그뿐인가. KCC에서 '커피차'는 이제 일상이 됐다. 점심-휴식시간이면 "오늘은 허웅(이상민) 팬들이 보내셨네, 머지않아 이상민(허웅) 커피차도 또 오겠군"이라는 구단 직원들의 '감탄'을 거의 매일 들을 수 있는 곳이 KCC다. '고생길'이 뻔히 예상되는 중국행 발걸음이 가벼웠던 데에는 다 이유가 있었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