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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번째냐, 첫번째냐', 완벽한 대비의 우리은행-BNK 챔프전이 흥미로운 이유

남정석 기자

기사입력 2023-03-16 09:40 | 최종수정 2023-03-16 09:41


'11번째냐, 첫번째냐', 완벽한 대비의 우리은행-BNK 챔프전이 흥미로…
지난 1월 14일 아산이순신체육관서 열린 우리은행과 BNK의 정규리그 대결에서 우리은행 김단비(오른쪽)가 BNK 김한별의 외곽슛을 막아보려 하고 있다. 사진제공=WKBL



여자 프로농구 우리은행과 BNK썸이 맞붙는 '신한은행 SOL 2022~2023 여자프로농구' 챔피언 결정전은 여러가지 면에서 상반된 팀들의 대결이라 할 수 있다.

우선 우리은행은 한국 여자 프로농구의 역사를 써내려가는 관록의 팀이다. 챔프전에만 벌써 15번째 진출이고, 이번에 11번째 우승에 도전한다. 정규리그와 챔프전을 함께 제패한 통합우승 도전 역시 10번째이다. 역대 챔프전에서도 무려 45경기나 치러, 28승17패(승률 62.2%)를 기록하는 등 일일이 열거하기도 힘들다.

반면 지난 2019년 OK저축은행을 인수해 재창단한 BNK는 모든게 첫 경험이다. 플레이오프에서의 승리도, 챔프전 진출도 처음이다. 찾아볼 기록도 없이 심플하다. 11번째와 첫번째, 기록으로만 따지면 말 그대로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이다.

여기에 더욱 흥미로운 것은 사령탑도 똑같은 구도이다. 위성우 우리은행 감독은 신한은행 코치로서 7차례, 그리고 우리은행 감독으로서 6차례 등 13개의 우승반지를 가진 '반지의 제왕'이다. 하지만 선수로서는 무명에 가까웠던 식스맨 출신이다.

박정은 BNK 감독은 자타공인 한국 여자 프로농구를 대표하는 스타 플레이어 출신이다. 선수로서만 5차례 챔프전 우승컵을 들어올릴 정도로 화려한 선수 시절을 보냈다. 하지만 코치로서 그리고 감독으로서 챔프전은 첫번째 무대다. 게다가 여성 지도자로서도 플레이오프 승리나 챔프전 진출이라는 첫 기록을 쓰고 있다.

선수 구성조차 완벽한 대비를 이룬다. 우리은행은 주전 5명 모두 국가대표 라인업에다 박지현을 제외하곤 이미 여러개의 우승반지를 보유하고 있는, 말 그대로 '산전수전' 모두 겪은 베테랑들의 집합소이다. 김단비가 신한은행 시절인 2013~2014시즌 이후 무려 9년만의 챔프전 진출이라 가장 '초짜'일 정도다. 반면 BNK는 김한별을 제외하곤 모두 이번 챔프전이 첫 무대다.

이처럼 보기드문 경륜과 패기의 대결이지만, 승부를 쉽사리 예측하긴 힘들다. 위 감독은 "BNK는 김한별을 구심점으로, 포지션별로 완벽하게 짜여진 팀이다. 기를 살려주면 정말 무서운 팀"이라며 이미 플레이오프 때부터 BNK를 대결 상대로 두고 전략을 구상할 정도였다. 게다가 20대의 젊은 선수들이기에 하루 걸러 최대 5경기까지 펼쳐질 수 있는 챔프전에서 체력은 확실한 우위를 가지고 있다.

박 감독은 "올 시즌 상대전적에서 1승 5패에 그쳤는데, 무기력한 경기를 보여준 적이 많다. 김단비까지 합세해 공수가 완벽하다. 거의 없는 약점을 찾아 파고들 수 있도록 하겠다"며 "1차전을 치르면서 어느 정도 시리즈를 끌고갈 그림이 그려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2년 전 정규리그 4위에 그친 삼성생명을 챔프전 우승까지 이끌었던 김한별은 "선수들이 첫 무대를 부담없이 즐겼으면 좋겠다. 얼마든 이겨낼 수 있다. 나는 이런 분위기를 만드는데 최선을 다해 도울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5전 3선승제로 펼쳐지는 두 팀의 챔피언 결정전 1차전은 19일 아산이순신체육관에서 열린다.


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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