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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분석] 슈퍼크랙의 폭발! BNK 66대55 삼성생명 제압. 1차전 이소희는 어떻게 승부처 지배했나

류동혁 기자

기사입력 2023-03-12 16:03


[현장분석] 슈퍼크랙의 폭발! BNK 66대55 삼성생명 제압. 1차전 …
BNK 이소희. 사진제공=WKBL

[부산=스포츠조선 류동혁 기자] 부산 BNK 썸이 대역전극을 펼치면서 너무나 중요한 1차전을 잡아냈다.

BNK는 12일 부산사직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2~2023 신한은행 SOL 여자프로농구 플레이오프 4강(3전2선승제) 1차전에서 용인 삼성생명 블루밍스를 66대56으로 눌렀다.

BNK는 후반 맹활약을 펼친 이소희가 15득점, 김한별이 16득점, 8리바운드, 진 안이 15득점을 올리면서 승리를 이끌었고, 삼성생명은 배혜윤(18득점) 강유림(16득점) 이해란(12득점)이 분전했다.


[현장분석] 슈퍼크랙의 폭발! BNK 66대55 삼성생명 제압. 1차전 …
삼성생명 이해란. 사진제공=WKBL
전반전=삼성의 재능농구

플레이오프에서 기본은 수비다. 양팀은 작정했다. 강력한 압박은 기본이었다. 조금의 틈이라도 없애기 위한 '스페이싱 싸움'은 초반부터 숨막히게 흘렀다.

경기 전 예상은 BNK의 우세. 박정은 감독은 "(외곽슛이 약한) 안혜지가 새깅(뒤로 물러서는 수비)을 당할 때 대비를 했다. 진 안이 코로나에서 벗어나서 정상 컨디션은 아니지만, 골밑에서 김한별과 좋은 역할을 했으면 한다"고 했다. 삼성생명 임근배 감독은 "수비는 압박, 공격은 트랜지션"이라고 했다. 또 "경험이 부족하지만, 잃을 게 없는 경기다. 부담을 떨치고 부딪치는 경기를 하면 된다"고 했다.

BNK의 미세한 우위를 꼽는 근거는 경험이 포함돼 있었다. 하지만, BNK 역시 플레이오프 경험이 부족하긴 마찬가지였다. 김한별이 있지만, 이소희 안혜지 진 안 등은 여전히 PO에서 풀어나가는 능력이 검증된 선수들은 아니다. 플레이오프 경험치의 측면에서는 삼성생명이 미세하게 열세지만, 그렇다고 커다란 아킬레스건은 아니었다.

결국, 경기 흐름을 어떤 팀이 유리하게 끌고 가느냐가 중요했다. BNK는 포지션별 분화가 잘된 팀. 삼성생명은 '재능'이 넘치는 신예들이 있었다. 특장점은 높이와 스피드를 고르게 가지고 있다는 점이었다.


특히, 조수아는 이소희와의 매치업에서 자신감을 가지고 있었고, 강유림 이명관 김단비 등 윙맨 자원은 BNK보다 앞섰다.

즉, 어떤 팀이 강한 활동력으로 리바운드와 세컨 득점을 활용하느냐, 트랜지션에 따른 얼리 오펜스, 거기에 따른 오픈 찬스를 누가 정확히 넣느냐의 싸움.

전반은 삼성생명의 탁월한 선택이 눈부셨다. 경기 초반 패스 실책이 많았지만, 그럴 수 있었다. 삼성생명은 일단 1쿼터 안혜지를 '매치업 헌팅'하면서 미스매치 골밑을 공략했다.

거기에 따른 이해란 이명관의 날카로운 컷인으로 BNK의 골밑을 공략했다. 가능한 이유가 있었다. BNK는 진 안과 김한별의 더블 포스트, 당연히 수비 폭이 좁을 수밖에 없다. 두 선수 중 한 명을 외곽으로 유도한 뒤 빠르게 컷인을 하면, BNK의 골밑은 비어있을 수밖에 없었다. 정확한 삼성생명의 공격에는 이명관 이해란 강유림의 '재능'농구가 있었다.

이해란과 강유림은 이미 정규리그에서 재능을 입증. 이명관은 후반기 강력한 공격력을 앞세워 윤예빈 키아나 스미스 이주연 등 코어들의 줄부상을 잘 메운 선수다. 대학 시절 '르브론'이라는 애칭을 가지기도 했던 이명관.

이유가 있었다. 강력한 파워와 준수한 스피드, 3점포와 미드 점퍼, 골밑 돌파 등 공격력만큼은 리그 최상급이었다. 이명관이 날카로운 컷인으로 공격의 활로를 뚫으면서 BNK 수비는 균열이 생겼다.

1쿼터 16-10으로 앞선 삼성생명은 강력한 트랜지션으로 더욱 거세게 몰아부쳤다. 이명관의 속공 득점이 나왔다. 게다가 BNK는 진 안과 김한별의 수비 집중력이 떨어졌다. 배혜윤과 강유림 이해란으로 이어지는 미드 레인지 공략이 잇따라 성공했다.

1쿼터, 삼성생명이 BNK 가드진의 높이 약점을 공략한 '매치업 헌팅'으로 공격 루트를 잡았다면, 2쿼터에는 김한별의 수비 약점인 미드 레인지 지역을 빅&빅 2대2 공격으로 공략하면서 BNK 수비를 서서히 무너뜨렸다.

반면, BNK는 간헐적으로 김한별과 진 안 그리고 안혜지가 득점을 했지만, 단조로웠다. 김한별의 경우, 진 안과의 하이-로 공격을 선호했는데, 진 안의 전반 2점슛 야투율은 11%(9개 시도 1개 성공)에 그쳤다. 게다가 3점슛 역시 18%(11개 시도 2개 성공)에 그쳤다. 삼성생명은 안혜지를 적절하게 새깅과 압박을 번갈아하면서 제어했고, 이소희에게는 조수아를 붙이면서 제어했다. 스피드와 활동력에서 우위를 보인 조수아 앞에서 이소희는 정규리그 때의 위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결국 점수 차는 점점 벌어졌다. 30-17, 13점 차로 벌어지자, BNK는 김한별이 바스켓 카운트로 3점 플레이, 안혜지의 미드 점퍼로 추격. 결국 34-24, 10점 차 삼성생명의 리드로 전반전이 종료됐다.

강력한 수비와 활동력, 그리고 재능 넘치는 윙맨 자원(강유림 이해란 이명관)을 앞세운 삼성생명이 BNK의 세밀한 수비 약점을 공략하면서 리드를 이어갔던 전반전이었다.


[현장분석] 슈퍼크랙의 폭발! BNK 66대55 삼성생명 제압. 1차전 …
BNK 진 안. 사진제공=WKBL
후반전=슈퍼 크랙 이소희

3쿼터 초반, 삼성생명은 이해란의 미드점퍼, 진안과의 1대1에서 골밑슛을 성공시키면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단, BNK는 안혜지가 의미있는 3점포를 터뜨렸다. 한엄지가 공격 리바운드에 의한 풋백 득점. 31-46으로 15점 뒤진 BNK는 폭풍같은 추격을 시작했다.

BNK가 속도를 높이기 시작했다. 삼성생명의 아킬레스건이 나왔다. 삼성생명은 배혜윤과 김단비를 제외하면 대부분 신예들이 주축이다. 흐름을 타면 무섭지만, 상대 추격을 효과적으로 끊는 득점을 올리는데는 약점이 있다.

진 안이 골밑을 돌파하면서 연속 5득점. 삼성생명은 실책과 공격 실패가 이어졌다. BNK는 얼리 오펜스로 삼성생명의 수비가 정비되기 전 오픈 찬스를 만들면서 득점을 추가했다. 이소희가 코너에서 3점포를 터뜨렸고, 진 안의 미드 점퍼와 골밑슛이 이어졌다. 3쿼터 5분29초부터 2분 여간 폭풍 13득점을 올렸다. 순식간에 2점 차로 스코어가 좁혀졌다.

승부처가 점점 다가오기 시작했다. 4쿼터 초반 배혜윤과 강유림의 연속 득점, 8점 차로 벌어졌지만, BNK는 다시 이소희를 중심으로 얼리 오펜스. 한엄지가 바스켓 카운트 3점 플레이. 이소희의 3점포가 터졌다. 다시 2점 차.

전광판에 남은 시간은 점점 줄어들기 시작했다. 조수아에게 막혔던 이소희가 코너에서 중거리슛을 성공. 조수아의 볼을 스틸한 뒤 속공에 성공했다. 54-54, 동점.

삼성생명은 강유림과 이해란이 4반칙. 팀 반칙에 걸린 상황이었다. 흐름은 BNK로 기울기 시작했다. 남은 시간은 3분55초.

한엄지는 파울 자유투 2개를 침착하게 성공. BNK가 역전에 성공했다.

BNK는 2-3 지역방어를 사용했는데, 삼성생명은 효과적으로 공략하지 못했다. 이소희가 다시 스틸을 했다. 곧바로 3점포까지 터뜨렸다.

이때, 변수가 발생. 김한별이 스크린을 가던 도중 강한 충돌로 벤치로 나갔다. 삼성생명은 배혜윤의 포스트 업 공격을 시도. 하지만 불발된 뒤 배혜윤이 반칙을 범했다. 진 안이 자유투 1개만 성공.

60-56, 4점 차 BNK의 리드, 남은 시간은 2분.

이명관이 스크린을 받은 뒤 3점포를 쐈지만, 실패했다. BNK는 이소희가 잇따라 공격을 실패했재만, 공격 리바운드를 잡아냈다. 안혜지가 절묘한 스핀 무브에 의한 미드 점퍼, 림을 두 차례 튄 뒤 그대로 림으로 빨려 들어갔다. 결정적 득점이었다. 62-56, 6점 차, 남은 시간은 59.7초.

결국, BNK가 1차전을 거머쥐었다. 삼성생명의 신예들은 잘 싸웠다. 전반전 특히 윙맨 자원들의 재능농구로 BNK의 수비진을 무너뜨리는 모습을 일품이었다. 하지만, 승부처 코어가 부족했다. 절체절명의 1골 싸움에서 확실한 공격 루트가 부족했다. 반면, BNK는 후반 속도를 높였다. 이소희가 승부처에서 파괴력을 보이면서 올 시즌 리그 최고의 2번임을 입증했다. 축구로 치면 '슈퍼 크랙'이었다. 부산=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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