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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류동혁 기자] "둘째 아들을 3년 안에 데려 오려구요."
데이원스포츠 프로농구단은 28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 KBL 5층 회의실에서 창단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허 재 스포츠총괄 대표이사, 박노하 경영총괄 대표이사, 김승기 초대 감독과 함께 이정현 전성현 김강선 등이 참석했다.
'예능을 많이 하고 있는데, 앞으로 대표이사와 예능을 어떻게 조절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3년 간 프로그램 가리지 않고 했다. 그런데 농구 홍보에 예능만한 수단이 없다. 농구 부흥이 될 수 있는 프로그램은 적극적으로 할 것이다. '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 프로그램을 촬영하고 있는데, 제작진과 협의해야 겠지만, 시즌 중에도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그래야 데이원 농구단도 홍보가 되고 전성현 이정현 등의 선수들의 이름값도 높아지지 않겠나"라고 했다.
김승기 초대 감독이 "올해 우승은 힘들고, 3년 안에 챔프전에 올라가겠다"고 하자, 허 대표이사는 "김 감독의 얘기는 충분히 이해하지만, 모든 사령탑의 목표는 우승이다"라고 농담섞인 '압박'을 했다.
김 감독이 "그래도 냉정하게 보면 올해 우승 멤버는 아니다. 3년 안에 우승 목표를 가지고 있다"고 하자, 허 감독은 웃으면서 "지금 기자 간담회를 끝으로 김 감독은 관둘 것 같다"고 농담하기도 했다.
그는 과감한 공약도 내세웠다. "첫째 아들은 KCC로 잘 갔다. 둘째 아들은 3년 안에 꼭 데려오겠다. 쉽지 않겠지만"이라고 했다.
그의 첫째 아들은 허 웅이다. 올 시즌 FA 자격을 얻어 DB에서 KCC로 팀을 옮겼다. 둘째 아들은 리그 간판 가드 허 훈이다. KT의 에이스다.
2024~2025시즌을 마치면 FA가 된다. 당연히 원 소속구단 KT에 잔류할 지, 다른 팀으로 이적할 지 알 수 없다. 리그 최상급 가드이기 때문에 몸값도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데이원이 '아빠 찬스'를 쓴다고 해도 잡는다는 보장이 없다. 게다가 데이원은 잠재력이 높은 이정현을 장기적으로 키울 생각을 가지고 있다. 포지션도 겹친다. 이 부분을 모를 리 없다. 한마디로, 허 재 대표이사의 과감한 '농담'이었다.
예전 허 웅의 신인 지명을 피한 일화도 언급했다. 2014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KCC는 허 웅을 지명할 수 있었다. 4순위로 KCC는 고려대 가드 김지후를 지명했고, 동부(현 DB)가 5순위로 허 웅을 선택했다.
당시 KCC 내부적으로 '감독과 그 아들이 한 팀에 있는 것은 팀 워크에 좋지 않다'는 의견이 대세였고, 김지후도 당시 슈팅 가드 중에서는 상당히 괜찮은 카드였다.
허 대표이사는 "당시 아내와 이혼 도장만 안 찍었을 뿐이지, 거의 이혼 직전이었다"고 농담한 뒤 "이번 KCC행은 좀 다르다. 최형길 단장님, 전창진 감독님 모두 좋으신 분들이고, KCC를 잘 선택한 것 같다. 우리 구단에서는 전성현이 필요하다는 김 감독의 의견도 적극 수용했다"고 했다.
데이원의 구단 운용 능력에 의구심을 갖는 관계자와 농구 팬은 여전히 많다. 허 대표이사는 "구체적 운용에 관한 금액이나 수치는 밝히기 힘들다는 점을 이해해 달라. 다른 구단과 큰 차이가 없다. 어떤 구단보다도 잘 운영할 것이다. 지켜봐 달라"며 "FA로 풀린 이승현 이대성을 잡지 못한 부분과 연결해서 불안함을 얘기하시는데, 우리는 많은 금액으로 FA 전성현을 영입했다. 김승기 감독의 생각과 팀 구성을 봤을 때, 이런 변화가 현명하다는 판단을 했기 때문이다. 구단 운영에 대해서는 걱정하지 않아도 되실 것 같다"고 했다. 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