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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분석] 왜 '삼성 혁신'의 최종 선택은 은희석 카드였나. 무너진 시스템 만들 대학 최고 명장

류동혁 기자

기사입력 2022-04-08 10:22


은희석 삼성 신임 감독. 사진제공=KBL

[스포츠조선 류동혁 기자] 왜 서울 삼성 썬더스의 선택은 은희석 감독이었을까.

서울 삼성은 8일 "연세대 은희석 감독이 서울 삼성의 지휘봉을 잡는다"고 공식발표했다.

삼성은 지난 7일 은희석 감독과 정식계약한 뒤, 내부 보고를 거쳐 8일 공식 발표했다.

경복고, 연세대를 졸업한 은 감독은 2000년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5순위로 안양 KGC의 전신 SBS에 입단했다. 2013년까지 프로농구를 대표하는 가드로 활약한 뒤 2014년부터 지도자의 길을 걸었다.

KGC 인삼공사에서 코치 생활을 시작한 그는 모교 연세대의 지휘봉을 잡고 지금까지 지도력을 발휘했다.

은 감독은 프로 지휘봉을 잡은 경험이 없다. 대학 감독으로서 서울 삼성 사령탑으로 프로 첫 발을 내딛었다. 파격적 선택이다.

이미 삼성은 입증되지 않은 대학 감독출신으로 2011년 김상준 감독을 데려오면서, 처참한 실패를 한 적이 있다. 삼성은 왜 '은희석 카드'를 선택했을까.

일단 은 감독은 프로농구 판에서 '언젠가 프로농구를 이끌 차기 사령탑'이라는 높은 평가를 받았다. 실제, 올 시즌 A 구단에서 은 감독에게 사령탑 직을 오퍼했고, 거절당하기도 했다. B 구단 역시 일찌감치 은 감독을 차기 사령탑으로 낙점하는 분위기였다.


그의 선택은 삼성이었다. 삼성은 "소통을 기본으로 한 강한 지도력과 체계적 훈련 시스템을 통해 전력강화의 적임자로 판단했다. 데이터를 통한 체계적 분석과 자발적 동기부여를 통해 끈끈한 팀워크를 만들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선임배경을 밝혔다.

핵심은 무너진 삼성 농구의 시스템 재건이다. 올 시즌 삼성은 객관적 전력도 약했지만, 기본적으로 선수들의 준비 부족이 발목을 잡았다. 이규섭 감독대행은 "디테일한 움직임이 상대팀에 비해 떨어진다. 기복이 심한 이유"라고 했다. 삼성 선수들은 전체적으로 기본적 능력, 싸울 수 있는 동기부여가 약했다. 비 시즌 준비가 부족했고, 결국 상대팀과 차이가 났다. 즉, 기본적으로 팀이 굴러가는 시스템 자체가 '상향 평준화'가 아닌 '하향 평준화' 분위기가 저변에 깔려 있다. 이 부분을 타파할 수 있는 능력있는 지도자가 필요했고, 연세대에서 체계적 시스템을 만든 은 감독이 적격이라는 평가.

게다가 대학 무대 경험을 바탕으로 이원석, 차민석 등 유망주들의 잠재력을 폭발시킬 수 있는 적임자로 평가한 듯 하다.

불안한 부분도 있다. 은 감독은 초보 사령탑이다. 대학 무대에서는 입증했지만, 프로에서는 초보다. 이미 10년 전 김상준 감독을 비롯해, 대학 무대에서 활약하던 지도자들이 프로에서 적응하지 못하고 지도력에 한계를 드러낸 바 있다. 대학 무대 지도자여서 문제가 아니라, 프로 감독으로서 '내공'이 부족한 경우가 많았다. 실제, 스타 플레이어 출신 지도자들이 프로에서 코치 생활을 짧게 하거나, 코치 생활이 없었던 지도자들은 팀의 객관적 전력을 살리지 못한 채 처참하게 실패한 경우가 많았다.

단, 은희석 감독은 준비된 지도자라는 평가가 많았다. 일단 시스템이 혼란스러웠던 연세대 부임 초기 시절, 복잡다단한 문제를 해결하면서 단숨에서 견고한 시스템을 만들었고, 수많은 슈퍼스타급 유망주들이 있었지만, 특정 선수에게 의존하지 않고, 적재적소에 로테이션을 돌리면서 팀 전력을 극대화시켰다. 짧았지만, KGC 코치 시절에도 선수들과 적극적 소통과 적절한 채찍을 통해 선수단과 신뢰도를 극대화했다. 이같은 점 때문에 프로구단에게 수많은 러브콜을 받았다. 과연, 은 감독이 삼성을 어떻게 변화시킬까. 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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