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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스타즈 역대 2번째 우승의 '키'는 역시 박지수란 점이 새삼 다시 입증됐다.
박지수의 존재감이 확연히 부각된 경기였다. 박지수는 1차전 부상 여파로 이날 2차전에서 전반에 아예 나서지 않았다. 당초 고관절 부상이 염려됐지만, 정밀검사 결과 다행히 타박상 정도로 밝혀졌음에도 김완수 KB 감독은 선수 보호를 위해 박지수를 스타팅 라인업에서 제외시켰다. 1차전 승리로 인해 다소 여유가 있었지만 플레이오프의 중요성을 감안하면 과감한 결정임은 분명했다. 선수단 중 코로나19에 가장 늦게 확진돼 MVP를 포함해 7관왕을 차지한 정규리그 시상식조차 참여하지 못했고, 정상적으로 훈련을 소화하지 못한 채 1차전에서 무리했던 것도 감안한 조치였다.
KB는 박지수가 없는 전반을 31-30으로 리드한 채 버텨냈다. 박지수가 있는 매치업 상황에 모든 전략의 포커스를 맞췄던 BNK로선 KB의 빠른 스몰 라인업과 대인 마크에 오히려 말리는 모습이 나왔다. 1차전에서 펄펄 날았던 BNK 더블 포스트 진 안과 김한별의 전반 부진도 이와 맞물렸다. KB 김소담이 진 안을 효과적으로 잘 막았고, 공격 시 김한별의 느린 발을 집요하게 공략한 KB 선수들의 노력 덕이긴 했지만 정규시즌 맞대결에서 6전 전승으로 일방적으로 승리한 상대와 계속 접전을 펼친 것은 역시 박지수의 빈자리 때문이었다.
3쿼터 시작 후 35-35의 상황에서 드디어 모습을 드러낸 박지수는 자신에게 더블팀 수비가 몰리자 외곽으로 공을 뺏고, 이를 슈터 강이슬이 노마크 상황에서 깨끗하게 3점포로 성공시키며 KB의 상징적인 플레이 장면을 보여줬다. 박지수의 등장으로 오히려 진 안의 공격력이 살아난데다, 이날 이른바 '미친 선수'였던 BNK 김진영의 공수 종횡무진 활약으로 두 팀은 정규 시간에 승부를 내지 못했다. 박지수가 4쿼터 중후반 돌파 혹은 턴어라운드 점프 슛 등으로 8득점을 책임지지 않았다면, 자칫 KB는 연장전까지 가기도 힘들었던 BNK의 놀라운 분전이었다.
KB로서 그나마 다행인 점은 2차전에서 PO를 마친데다, 우리은행과 신한은행의 플레이오프가 코로나19 확진자 여파로 연기되면서 일주일 넘게 회복 기간을 갖게 된다는 것이다. 이 기간 중 박지수가 다시 체력을 회복하고 정상적으로 풀타임 라인업에 복귀해야 V2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은 물론이다. 챔피언 결정전 1차전은 오는 10일 청주체육관에서 열린다.
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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