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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돌아온 KT '에이스' 허 훈, "즐겁고도 아쉬웠던 복귀전, KT에는 희망이 있다"

이원만 기자

기사입력 2020-01-09 18:01



[부산=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기분 정말 좋았어요. 그런데 또 너무 아쉽기도 했고요."

흥분과 열의에 가득 찬 눈빛은 마치 별처럼 반짝였다. 말로는 "피곤했어요"라고 하지만 눈빛만 보면 당장이라도 한 게임 더 뛸 수도 있을 듯 했다. 오랜만에 돌아온 코트, 농구는 그에게 직업이자 놀이처럼 보인다. '재미있어 죽겠다'는 듯한 표정이 역력했다. 부산 KT의 야전사령관이자 에이스 허 훈(25)이 25일만에 코트로 돌아왔다. 8일 홈구장인 부산 사직체육관에서 열린 2019~2020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인천 전자랜드전. 이날 허 훈은 1쿼터 4분 19초를 남기고 드디어 코트에 나섰다. 홈팬들은 환호성으로 '에이스의 복귀'를 반겼다.

크지 않은 체구임에도 허 훈이 코트에 서자 이전과 달리 KT 진영이 꽉 짜여진 듯한 느낌이 들었다. 아직은 미약하지만, 과거 부친인 '농구대통령' 허 재 전 국가대표팀 감독이 현역 시절 보여줬던 아우라가 조금씩 엿보였다. 실제로 KT 선수들도 무기력했던 이전의 모습을 털어내고 선두권 경쟁을 펼치던 시즌 초반 때의 모습을 보여주며 전자랜드를 턱밑까지 몰아붙였다.

하지만 이날 경기는 결국 KT의 패배로 끝났다. 80대81, KT는 겨우 반 골차로 승리를 놓쳤다. 지난 12월 14일 창원 LG전 이후 25일 만에 복귀전을 치른 허 훈은 종료 버저가 울리기 직전, 미드레인지 점퍼를 시도했다. 들어가면 극적인 역전 버저비터가 될 뻔했으나 공은 아쉽게 림을 맞고 나왔다. 비록 실패했지만, 복귀하자마자 드라마 같은 장면을 연출한 허 훈은 경기 후에도 흥분과 아쉬움, 기대감에 들떠 있었다. 다음은 허 훈과의 일문일답.

-25일 만에 코트에 돌아온 소감은.

정말 기분이 좋다. 그간 재활하는 기간에 팀이 고전하는 걸 보면서 마음이 무거웠는데, 이제 다시 함께 뛰게 되니 기분이 좋다. 하지만 오늘 이기지 못해 또 너무 아쉽기도 하다. 이겼어야 했는데…아, 정말 아쉽다.

-오랜 만에 경기를 했는데, 몸 상태는.

일단 부상은 다 나은 것 같다. 하지만 경기를 해보니 보완해야 할 점들이 많더라. 순간 스피드나 방향 전환, 그리고 무엇보다 슛 감각 등을 빨리 되찾아야 한다. 운동을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20분 넘게 뛰니까 나중에 정말 힘들었다.


-마지막 슛이 들어갔으면 역전 버저비터였는데.

그 슛도 정말 아쉽다. 솔직히 던지면서 안 들어갈 줄 알았다. 선수들은 미리 안다. 드리블 하고 나서 편안하게 슛으로 이어지면 좋지만, 어딘가 어색하고 안 맞으면 슛을 던질 때부터 '안 들어갔다'는 느낌이 온다. 마지막 슛이 그랬다. 원래 멀린스에게 줘서 끝내려고 했는데 호흡이 안 맞았다. 시간이 없어서 내가 던질 수 밖에 없었다. 운 좋게 들어가길 바랐는데… 내가 '덕'을 많이 쌓아야겠더라.(웃음)

-비록 졌지만, 팀 분위기는 한층 밝아진 것 같았는데.

좀 그런 면도 있는 것 같다. 지금 침체된 분위기를 살려야 한다. 나도 실수가 있었지만, 전체적으로 긍정적인 분위기가 만들어진 것 같다. 비록 오늘 졌지만, 아직 KT에는 희망이 있다. 5~6라운드에 진짜 승부를 내면 된다고 본다.


부산=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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