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룡영화상후보작

스포츠조선

KEB하나, 역전극으로 BNK 꺾고 단독 3위 등극

남정석 기자

기사입력 2020-01-08 20:56


"맞짱, 제대로 떠보겠다"

여자 농구 BNK썸의 유영주 감독은 매 경기 배우는 자세로 나서고 있다는 말을 입버릇처럼 한다. 선수들에게 승패에 대해선 마음을 비우고 나서라는 주문도 많이 한다. 본인이 신인 감독이라는 점도 있지만, 자신이 맡고 있는 BNK 라인업이 6개 구단 가운데 가장 젊기도 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2년째 함께 하고 있는 외국인 선수 단타스와 가드 안혜지를 제외하곤 주전 가운데 지난 시즌 풀타임으로 뛴 선수가 없다.

오히려 이렇다보니 의외의 '다크호스'가 되고 있다. 우리은행과 삼성생명을 각각 두번이나 잡아내는가 하면, KB스타즈와 신한은행에도 1승씩을 거뒀다. 그런데 공교롭게 BNK와 비슷하게 젊은 선수들로 짜여진 KEB하나와는 3번의 맞대결에서 모두 패했다. 7일 현재 공동 3위인 신한은행과 KEB하나와 비록 1경기차이기는 하지만 최하위에 처진 이유이기도 하다.

올스타전 브레이크를 앞두고 마지막 경기인 8일 KEB하나와 BNK전을 앞두고 부천실내체육관에서 만난 유 감독은 "내가 선수들에게 잘 못 메시지를 전달했던 것 같다. 적어도 KEB하나처럼 우리와 비슷한 팀 컬러를 가지고 있는 젊은 팀과는 제대로 맞짱을 떠서 이겨내야 한다"며 "오늘 경기만큼은 반드시 승리를 따내자고 독려했다. 말 그대로 '전쟁'이다"라며 전의를 다졌다. 이를 전해들은 이훈재 KEB하나 감독은 "아마 우리에게 3전 전패를 당했기에 더 그런 것 같다. 우리도 오늘 승리하면 단독 3위로 휴식기를 맞기 때문에, 그 어느 경기보다 중요하다. 대접전이 예상된다"고 응수했다.

역시 감독들의 예상대로 두 팀 선수들의 집중력은 남달랐다. 전반을 34-31로 앞선 BNK는 3쿼터에서 단타스와 진 안, 구 슬이 번갈아 내외곽에서 공략을 하며 3점포 5개를 포함해 무려 31점을 쓸어담았다. 3쿼터 필드골 성공률만 69%였다. 이 정도로 매섭게 밀어붙였을 경우 상대는 기가 질리게 마련이지만, KEB하나도 결코 물러서지 않았다. 마이샤와 고아라가 번갈아 공격을 성공시키면서 끈덕지게 따라붙었다. KEB하나의 필드골 성공률은 73%로 오히려 더 앞섰다.

하지만 4쿼터에선 완전히 반대 양상의 경기가 진행됐다. 58-65로 뒤진 가운데 4쿼터를 시작한 KEB하나는 고아라의 3점포와 강이슬 마이샤의 연속 골밑슛으로 기어이 동점을 만들었고, 이어 5명의 주전들이 사이좋게 5개의 2점포를 연달아 꽂아넣는 등 4분여동안 무려 17득점을 몰아넣으며 75-65, 단숨에 10점차로 경기를 뒤집었다. 상대의 엄청난 공격력에 당황한 BNK는 4쿼터 시작 5분이 거의 다 된 상황에서 단타스의 3점포로 첫 득점에 성공했지만 이후 외곽포로 맞서며 종료 17초를 남기고 80-82까지 다시 따라갔다. 그러나 KEB하나는 마지막 공격 시간을 잘 보냈고, 결국 83대80으로 승리하며 신한은행을 제치고 단독 3위로 올라섰다. 마이샤(20점) 강이슬(19점) 고아라(18점) 김지영(16점) 등 4명이 두자릿수 득점으로 고른 활약을 펼친 덕분이었다. BNK는 좋은 경기력을 유지하지 못하며 KEB하나에 4전 전패를 당했고, 최하위도 벗어나지 못했다.
부천=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



2020 신년운세 보러가기

눈으로 보는 동영상 뉴스 핫템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