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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GC의 미래, 박지훈-변준형의 좌충우돌 1번 적응기

김용 기자

기사입력 2019-10-31 11:23


◇변준형(오른쪽)과 박지훈.  사진제공=KBL

[스포츠조선 김 용 기자] "감독님, 칭찬 많이 해주세요!"

안양 KGC는 2019~2020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1라운드를 4승5패로 마감했다. 우승에 도전하는 시즌, 썩 만족스러운 결과는 아니다.

하지만 올시즌 KGC 경기는 지켜보는 재미가 있다. 승패를 떠나 앞선의 두 젊은 선수가 포인트가드로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박지훈과 변준형. 어디로 튈 지 모른다. 겁 없이 잘하다가, 결정적인 순간 실책을 저질러 경기를 그르치기도 한다.

김승기 감독은 계속되는 접전 패배에 두 사람의 경험 부족을 꼬집기도 했다. 어린 선수들에게는 상처가 될 수 있는 일. 그렇다고 채찍만 때리는 것도 아니다. 김 감독은 "원래 포인트가드가 아니었던 선수들이 얼마나 힘들겠나. 게임에서 패해도, 어떻게든 두 사람을 키워보겠다"며 힘을 실어주기도 한다. 두 사람 모두 대학 시절 2번 포지션(슈팅가드)에서 이름을 날렸던 선수들이다.

박지훈과 변준형이 김 감독의 믿음에 보답했다. 두 사람은 30일 열린 울산 현대모비스전에서 각각 3점슛 2개 포함 12득점, 15득점을 기록하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변준형은 스틸만 5개를 기록하며 수비에서도 공헌했고, 박지훈은 한층 한정된 리딩 실력을 선보였다.

두 사람은 자신들의 포인트가드 적응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는 지 궁금했다. 박지훈은 "감독님 말씀이 맞다. 늘 내가 흥분하고 실수해서 점수차가 좁혀진다. 안정적으로 경기를 이끌어야 하는데 아직 서툴다. 매일같이 준형이와 영상을 보며 바꿔나가기 위해 노력중"이라고 했다. 변준형 역시 "감독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고 말했다.

선수라면 자신이 원하는 포지션에서 뛸 때 행복하다. 하지만 두 사람은 팀 사정상 1번 포지션(포인트가드)으로 변신중이다. 싫지는 않을까. 박지훈은 "나는 프로에서 슈팅가드로 뛰기에 신체 사이즈가 작다. 나는 프로에서 살아남으려면 포인트가드로 뛰어야 한다. 지금 기회는 나에게 좋은 일이다. 성장에 큰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변준형은 "1번, 2번 다 가드다. 어느 자리에 집착하지 않고, 리딩이 필요할 때는 1번 역할에 맞추고 공격이 필요할 때는 2번에 맞추면 된다"며 쿨한 반응을 보였다.

두 사람은 자신의 강점도 어필했다. 박지훈은 "나는 최대한 빠르게 속공으로 밀고 나가려 한다. 내 장점이 빠른 트렌지션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변준형은 "최대한 공격적으로 플레이하려 한다. 내가 공격을 잘하면, 수비가 몰릴 것이고 그 때 다른 동료에게 빼주는 플레이를 상상한다. 내 공격이 잘 풀리면 우리 팀 플레이도 잘 풀리는 것 같다. 내가 자신감을 잃으면 나도, 팀도 밀린다"도 밝혔다.


김 감독은 개막 후 두 사람을 번갈아가며 포인트가드로 기용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박지훈을 1번, 변준형을 2번으로 동시 투입하는 경우도 늘어나고 있다. 현대모비스전 4쿼터가 그랬다. 경기력이 나쁘지 않았다. 변준형은 이에 대해 "지훈이형과 앞선에서 함께 뛰면 (문)성곤이형까지 해서 팀 스피드가 엄청 빨라진다. 우리가 '으›X으›X' 빨리 뛸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주전 형들의 체력도 안배가 돼 좋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그동안은 늘 두 사람에 대한 김 감독의 코멘트만 들었다. 그렇다면 김 감독을 향해 두 사람이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어떤 게 있을까. 박지훈은 "감독님께서 현대모비스전을 앞두고 '자신있게 슛을 던져라. 자신있게 했는데 게임에서 지면 내 잘못'이라고 말씀해주셨다. 모처럼 만에 칭찬도 해주시고, 좋은 말씀을 해주시니 안심이 되고 큰 동기부여가 됐다. 앞으로도 칭찬좀 많이 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하며 웃었다. 변준형 역시 "처음에는 잘되라는 의미에서 많이 혼내셨다. 감독님께서 요즘 '잘한다, 잘한다'고 해주신다. 감독님께서 '우리를 많이 생각해주시는구나'라는 생각에 더 열심히 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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