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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최만식 기자] '외국인 선수 신장은 고무줄?'
예견된 해프닝이다. 이번 시즌부터 외국인 선수의 신장 제한이 풀리면서다. 지난 시즌까지만 해도 단신-장신 용병의 키 제한이 있는 등 과거에는 용병의 신장에 제한을 뒀다.
이같은 제도가 시대착오적인 규제라는 지적에 따라 신장 한도가 완전 자율화됐고 이번에 첫 시험대 시즌을 맞았다.
KBL의 외국인 선수 명단은 두 가지 버전이 있다. 보통 9월 전후 KBL이 각 구단으로부터 보고받은 기록을 토대로 한 초기 자료가 있고, 시즌 개막 직전 공식 선수 등록을 마친 최종 자료가 있다.
이 가운데 당초 2m 이상인 줄 알았는데 최종 등록 결과 2m가 안되는 선수는 4명이었다. 가장 큰 폭으로 키가 줄어든 이는 전주 KCC의 조이 도시로 영입 당시 구단 발표 보도자료에는 2m6이었으나 선수 등록 프로필은 1m99.8인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 KT의 알 쏜튼도 2m3에서 1m98로 5㎝나 축소됐다.
서울 삼성의 델로이 제임스도 2m1이었다가 등록시 1m98.9로 바뀌었고 KT의 또다른 용병 바이런 멀린스는 2m13에서 2m12.5로 최종 등록했다. SK의 화제 용병 자밀 워니는 2m에서 1m99.8로 아주 미세하게나마 2m 대열에서 제외됐다.
이같은 현상은 구단과 KBL 어느 누구의 잘못이 아니다. 신장 제한이 풀린 상황에서 구단이 굳이 선수의 키를 부풀리거나 축소할 필요가 없어졌다. 프로필의 신장을 측정하는 관습의 차이가 있기 때문이라는 게 KBL의 설명이다.
이른바 초기 자료의 외국인 선수 신장은 유로바스켓이라는 농구 전문 사이트의 프로필에서 따온다. 세계적으로 공신력있는 사이트여서 구단 스카우트나 통역원들이 선수의 신체조건, 장·단점을 파악하기 위해 자주 찾는 곳이다.
이 사이트의 프로필에 소개된 키는 KBL의 측정 방식과 다른 경우가 많다. 아무래도 농구 선수에게 '높이'는 중요한 무기여서 실제보다 크게 보이고 싶은 유혹에 빠지기 십상이다. 유로바스켓의 프로필은 선수가 제공한 자료를 토대로 한다. 외국의 경우 신발을 신은 상태에서 키를 재기도 한다. KBL도 과거에는 신발 착용 후의 신장을 사용하기도 했다.
현재 KBL에서는 선수 등록시, 인증받은 기관을 통해 신발을 벗은 상태로 정확하게 실측한 수치를 공식 프로필에 사용한다. 이 과정에서 일부 선수들의 신장이 초기 자료에 비해 줄어들었다. 당초보다 키가 늘어난 경우는 1명도 없었다. 그만큼 선수들은 자신의 키에 대해 최대치를 과시하고 싶었던 셈이다.
신장제한이 있던 과거에는 KBL에서도 신장을 재는 방식을 두고 웃지 못할 장면이 속출하기도 했다. 제한 한도보다 작거나 클 경우 '일자리'를 잃기 때문에 무릎을 살짝 굽히거나 구부정하게 서는 등 신경전을 펼치는 경우가 다반사였다.
결국 KBL은 서서 키를 재면 이같은 부작용이 빈발한다고 판단, 엑스레이 촬영하듯이 누워서 재는 것으로 규정을 바꾸면서 키를 둘러싼 논란을 잠재웠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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