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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BNK 유영주 감독 특유의 직진 스타일, 선수들과의 소통 만들다

류동혁 기자

기사입력 2019-10-24 07:49


BNK 유영주 감독. 사진제공=WKBL

지난 8월 속초였다.

BNK 썸은 상당히 인상적 경기력을 보였다. 안혜지와 이소희가 강력한 트랜지션을 보였다. 거칠 것이 없었다.

잠재력 높은 센터 진 안의 기량이 올라온 것도 고무적이었다.

더욱 중요한 것은 선수들의 자신감이었다. 선수들이 코트에서 뛰는 것을 보면, 코칭스태프와 소통이 어느 정도 되는 지를 어렴풋이 측정할 수 있다.

100%는 아니지만, 실수를 두려워 하지 않는 저돌적 공격 자세, 코트에서 뛰는 집중력 등을 보면 이 선수가 코칭스태프의 신뢰를 얼마나 받고 있는 지, 얼마나 신뢰를 하는 지를 알 수 있다.

BNK는 상당히 저돌적이었다. 실수를 두려워하지 않았다.

BNK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WKBL 사상 최초로 여성 코칭스태프로 구성돼 있다는 점이다. 유영주 감독을 비롯해 최윤아 코치, 양지희 코치로 이뤄져 있다. 셋 모두 여자농구에 큰 족적을 남긴 레전드. 하지만 감독, 코치로서는 초보다.

사실 여자농구계에 '여성 감독이 되면 여자 선수들과 소통을 잘 할 수 있을 것 같지만, 오히려 섬세한 성격 때문에 불편한 점이 더 많다'는 얘기도 있었다. 그냥 속설이고, 이건 개인에 따라 다른 부분이다.


이소희는 4강전 승리 이후 상당히 인상적 인터뷰를 했다. 그는 "리딩이 부족한 것 같아요. 그런데 감독님과 최 코치님이 리딩이 부족하다는 말보다는 '과감하게 1대1로 뚫어버려'라고 주문하세요. 저도 그게 제 장점이라고 생각해요"라고 했다.

통상, 한국농구의 문제점 중 하나는 센스와 경험이 필요한 리딩이 부족한 가드에게 계속 게임 조율을 원한다는 점이다. 그 선수의 장점을 극대화하지 않고, 부족한 부분을 짚어서 코트에 투입하기를 꺼려 한다. 팀 시스템을 만들어주지 않고, 선수 탓을 하는 과정이다. 선수는 자신감이 없어지고, 결국 게임 조율에 대한 부분을 고민한다. 자신의 장점을 이 과정에서 잃어버리는 경우도 많다.

BNK 유영주 감독은 상당히 직선적 감독이다. 그는 거침이 없다. '회장님의 돌출행동'에 대해서도 "(권위주의가 아니라) 애정이 많으신 것이다"라고 했다. 여기까지는 모기업의 회장이기 때문에 할 수 있는 말.

이후 그는 "앞으로도 애정을 계속 많이 가져주시면 좋을 것 같다. 단, 코트에는 들어오지 마시고"라고 했다.

진솔한 얘기다. 그는 안혜지에 대해서도 "'나같아도 너를 그냥 놔 두겠다'고 얘기했다. 슛 기회가 오면 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혜지의 단점은 슈팅 능력이다. 상대팀은 새깅(골밑으로 약간 떨어져 수비. 보통 슈팅이 약한 선수에게 한다)과 슬라이드(2대2 수비 시, 스크리너 뒤로 빠지는 수비. 보통 슛이 좋은 선수에게는 스크리너 앞을 뚫는 파이트 스루를 하지만, 수비가 약한 가드에게는 뒤로 빠지면서 마크를 한다. 훨씬 더 골밑 돌파 대비를 잘 할 수 있기 때문이다)를 한다.

안혜지가 이겨내야 하는 부분이다. 물론 유 감독이라고 약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초보 감독이다. 벤치 경험은 부족할 수 있다. 아직 팀 정비가 제대로 되지 않은 상황이라는 점을 감안해도 전술은 좀 단조로운 편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단, 장점은 확실하다. 선수들과의 소통, 거기에 따른 신뢰가 있다. 게다가 젊은 선수들이 어떻게 자신의 약점을 극복할 수 있는 지에 대한 핵심도 잘 잡고 있다.

일단 출발은 상당히 꼬여 있다. 2연패를 했고, 전력의 핵심인 진 안(햄스트링)과 이소희(어깨부상)가 장기간 전열에서 이탈해 있는 상황이다.

그는 23일 창단 첫 홈 개막전에서 "아직 많이 부족하다. 내가 책임질 부분은 지고 가는 게 맞다"고 했다. 시간을 가지고 그의 지도자 생활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 부산=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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