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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 KCC 이정현의 애칭 중 하나는 '금강불괴'다. 워낙 튼튼하고, 수많은 경기를 치러도 결장을 하지 않는다. 심지어 심각한 부상을 당했어도, 멀쩡하게 다음 경기에서 나선다.
꾸준한 자기 관리와 철저한 프로의식이 없다는 세울 수 없기 때문이다.
특히, 이정현과 같이 'MVP급' 활약을 펼치면서 연속 출전기록을 세우는 것은 더욱 힘들다. 한 경기, 한 경기에 내뿜는 에너지 레벨이 최고치이기 때문이다. 그만큼 부상 위험도 높고, 연속 출전을 하기 힘들다.
그는 "항상 비 시즌 때 보강훈련을 많이 한다. 그리고 최대한 부상을 안 당하려고 노력한다"고 기본적 비결을 말했다. 또 상당히 예민한 편이라 웨이트를 항상 하지만, 급격한 벌크업보다는 코어와 밸런스 위주의 몸관리를 한다. 신체 밸런스를 맞추는데 신경을 많이 썼다. 꾸준히 경기에 나가고 싶다는 간절함과 절실함도 있었던 것 같다"고 했다.
사실 연속 출전 기록은 자신이 노력한다고 되는 부분은 아니다. 꾸준히 경기에 나갈 수 있는 실력, 불의의 부상에 대한 충분한 대비책이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정현은 "신인 시절 54경기를 뛸 수 있었고, 이듬해에도 식스맨으로 꾸준히 출전 기회가 주어졌다. 운도 좋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하지만, 그는 독했다. 연속 출장기록이 끊어질 뻔한 고비도 많았다.
이정현은 "신인 때 전주 KCC와의 경기가 있었다. 이전 게임에서 발목이 심하게 돌아갔는데, 당시 그래도 준비를 하고 있었다. 너무 아파서 코트에 나섰지만, 10분도 뛰지 못했던 기억이 있다. 또, 2012~2013 시즌 SK전에서는 급성 장염에 의한 고열 때문에 경기 전날 응급실에 실려가기도 했다. 올 시즌에도 KT전에 출전하기 3일 전부터 편도선이 너무 부어서 열이 40도가 올라갔다. 해열제를 챙겨먹고 너무 힘들었는데, 감독님의 배려로 3일 동안 푹 쉰 뒤 경기를 했다"고 했다.
타고난 신체조건과 센스도 한 몫을 했다. 그는 "남들보다는 유연한 것 같다. 다칠 때 동작도 유연하고 부드러워서 덜 다치는 것 같고, 발목이 심하게 돌아간 뒤에도 어느 정도 쉬면 괜찮아졌다"고 했다.
그도 신인 시절 강한 활동력으로 팀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하지만 부상 위험도는 높아졌다. 이정현은 "30분 이상 뛰어야 하는데, 상무에 다녀온 뒤 체력 조절 노하우가 생긴 것 같다. 공격을 할 때, 팀 동료를 이용할 때, 쉬어야 할 때, 공격을 해야 할 때가 자연스럽게 나눠지면서 꾸준히 뛸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그는 가족에게 감사했다. "집안 형편이 많이 어려웠었다. 두 분의 누님이 계신데, 중, 고교 시절 아르바이트를 계속 하셨다. 그리고 변변한 학원도 다니시지 못하셨다. 하지만, 항상 부모님과 누님들은 항상 나를 먼저 챙겨줬다. 가족들이 고생을 많이 하셨다"고 했다.
그는 KBL 최고의 선수 중 하나다. 지난 시즌 정규리그 MVP에 올라섰다. 이견이 없었다. 올 시즌에도 KCC를 이끌고 있다. 국가대표에 다녀온 뒤 체력적 부담감이 극심하지만, 묵묵히 팀을 이끌고 있다.
그는 강하고 독하다. 자신에 대해 엄격하다. "요즘 선수들이 자신의 몸을 관리하는 것은 좋다. 하지만 꾸준히 경기에 출전하는 의지는 부족한 것 같다"고 했다. 이정현이기 때문에 더욱 의미있게 다가오는 말이다.
이정현은 한때 과도한 '플라핑'으로 많은 비난을 받기도 했다. 자신을 스스로 돌아보면서 플레이를 가다듬었다. 곧바로 페이스를 회복했고, 플라핑도 최소화하고 있다. 385경기 연속 출전 기록은 그래서 더욱 의미있다. 전주=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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