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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가을 기자]시작은 '63 라인', 마무리는 '예능 장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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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도 포문은 '63 라인' 유재학 울산 현대모비스 감독과 추일승 고양 오리온 감독이 열었다.
유 감독은 우승 후보를 묻는 질문에 "서울 SK, 원주 DB 등 국내 선수진이 탄탄한 팀이 우승 경쟁을 할 것 같다. 그래도 더 늙기 전에 (추)일승이가···. 추 감독이 이끄는 오리온을 우승 후보로 꼽겠다"고 말했다.
두 감독은 미디어데이 중간중간에도 소금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추 감독은 이대성(현대모비스)이 '절친' 장재석(오리온)의 삭발에 대해 물었을 때도 유쾌하게 받아졌다. 그는 "우리 구단이 절은 아니다. 아무래도 재석이가 애도 둘 낳고 해서 생활비가 많이 드니 경제적 어려움이 있어서 그런 것 같다. 올 시즌 잘해서 FA(자유계약) 대박 났으면 좋겠다. 돈도 많이 벌고, 머리도 기르고, 이대성이 저런 얘기도 안 나오게 했으면 좋겠다"며 미소 지었다.
미디어데이를 좌지우지했던 유 감독은 행사가 끝난 뒤 "말을 재미있게 하는 편은 아니다. 하지만 미디어데이인 만큼 팬들에게 재미를 드리고 싶었다. 그래서 친구라 편한 추 감독을 계속 공략해서 말을 이어갔다"며 허허 웃었다.
최준용 is 뭔들
이날 미디어데이에서 많이 언급된 이름 중 한 명은 SK의 대들보 최준용이다. 미디어데이에는 참석하지 않았지만, 그의 이름은 무려 세 차례나 언급됐다.
상황은 이렇다. 선수들에게 '다른 팀 선수 중 기대되는 인물'이라는 공통 질문이 주어졌다. 마이크를 잡은 이대성은 "최준용이다. 얘기를 들어보니 팀에서 자신을 위한 패턴이 생겼다고 한다. 문경은 감독님께서 준용이를 위한 패턴을 만들어주셨다고 한다. 준용이가 자신을 '한국의 애런 헤인즈(SK의 해결사)'라고 생각하면 된다고 했다. 헤인즈는 늙었고, 이제는 자신이 해야 할 때라고 했다"고 말했다.
옆에 앉아 있던 KGC인삼공사의 양희종도 최준용의 이름을 불렀다. 양희종은 "드디어 정신을 차린 최준용이 기대된다"며 "대표팀에서 함께 생활을 했는데 훈련을 열심히 했다. 기대된다"고 전했다. DB의 김종규 역시 최준용을 꼽았다. 김종규는 "최준용은 슛이 약점이라고 생각했는데 슛이 굉장히 많이 좋아졌다. 그 신체조건에 슛까지 좋아지면 막기 어려운 선수가 될 것으로 본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행사 뒤 SK의 김선형은 "준용이의 존재감이 엄청났다. 옆에서 보면 준용이의 슛이 많이 좋아졌다. 기대된다"며 힘을 불어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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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말빨' 좋기로 유명한 이대성과 이관희(서울 삼성)도 미디어데이 내내 입담을 자랑했다.
이관희는 "미디어데이가 처음이다. 예능을 찍으러 왔는데 분위기가 다큐라 어렵다. 김선형 김종규 이대성 등 모두 다 경계해야 할 선수다. 하지만 개막전에서 붙는 LG에는 유독 경계해야 할 선수가 없는 것 같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관희의 패기에 현 감독은 "관희는 아직 정신을 차리지 못한 것 같다"며 눈을 질끈 감았다.
이관희는 '팀킬'도 서슴지 않았다. 그는 "이상민 감독님께 공수에서 지적을 받는다. 내가 공수의 핵심이기에 가장 많은 질책을 받는 게 아닌가 싶었다. 하지만 경기 뒤 사진으로 감독님의 얼굴을 봤을 때 서운했다. 감독님께서 칭찬을 한 마디 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감독은 "내가 이관희에 대한 칭찬을 굉장히 많이 한다. 다만, 코트 위에서 여유를 가지면 더 좋은 결과가 올 것이라는 점이다.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 열정을 계속 보여줬으면 좋겠다"고 당근을 던졌다.
이대성도 오디오가 쉴 틈을 주지 않았다. 그는 "요즘 농구 훈련 때문에 힘들지만, 그렇다고 입을 닫으면 내가 아니다. 팬들께서 '이대성은 국가가 허락한 합법적인 마약'이라고 한다. 내 플레이에 실망했다가도 다시 열광하신다는 의미 같다. 다만 마약이라는 단어는 마음에 들지 않는다. 마약보다는 맥주정도가 되겠다. 모두에게 사랑 받는 선수가 되겠다. 입은 안 쉬겠다. 그럼 지는 것"이라며 목소리에 힘을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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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시즌 내내 예능 프로그램으로 팬들과 만났던 현주엽 창원 LG 감독도 빛나는 입담을 자랑했다.
그는 "TV 출연 이후 선수들과 소통을 더 많이 한다. (선수들이) 뒷담화 하는 것도 알게 됐다"며 입을 뗐다. 현 감독은 "예능 프로그램 이후 농구에 대한 관심이 약간은 더 생긴 것 같다. 지난 시즌과 비교해 우리 선수들의 인기가 좋아졌다. 하지만 단점도 있다. 식당 사장님들께서 내가 매끼 많이 먹는 줄 아신다. 내가 식당에서 조금만 먹고 나오면 '마음에 안 드냐'고 하신다. 매끼 많이 먹을 수는 없다"며 고충을 토로했다.
예능 프로그램에서 보여준 '집착주엽'의 모습도 보여줬다. 현 감독은 "올 시즌 슬로건은 '시래만 잘하면 돼'다. 시래만 믿고 간다. 시래만 잘하면 된다"며 주전 포인트가드 김시래를 향한 애정을 드러냈다.
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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