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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크엔드스토리] 자유계약 15명 새 얼굴...외국인 계약 트렌드는?

김용 기자

기사입력 2018-09-07 06:11


◇DB의 새 외국인 선수 포스터(왼쪽)와 틸먼.  사진제공=DB 프로미

과연 남자 프로농구 10개팀은 '자유롭게' 외국인 선수들을 뽑았을까.

2018~2019 시즌을 앞둔 남자 프로농구 10개 구단이 팀 운명을 결정할 외국인 선수 영입을 마쳤다. 총 19명 선수의 계약이 발표됐고, 창원 LG 세이커스만 장신 외국인 선수 계약 발표를 남겨두고 있다. 지난 시즌 대체 외국인 선수로 서울 SK 나이츠의 챔피언 결정전 우승을 이끈 제임스 메이스가 창원 LG에 합류할 예정이다.

남자농구는 이번 시즌을 앞두고 외국인 선수 선발 방식을 기존 드래프트에서 자유계약으로 바꿨다. 드래프트 때는 선발할 수 있는 자원이 한정적이다보니 한국에서 뛰던 선수들의 재취업률이 매우 높았는데, 이번엔 확실히 달랐다. 지난 시즌 뛰었던 팀에 잔류한 선수는 SK 우승을 이끈 애런 헤인즈가 유일하다. 전주 KCC 이지스 유니폼을 입든 브랜든 브라운은 지난 시즌 인천 전자랜드 엘리펀츠에서 뛰었다. 메이스는 플레이오프 단기 대체 외인이었다. 이 외 한국에서 뛴 경험이 있는 선수는 SK의 단신 선수 오데리언 바셋(2016~2017 시즌, 고양 오리온 오리온스), 안양 KGC 마이클 테일러(2016~2017 시즌 플레이오프 대체, KGC) 정도다. 테일러도 챔피언결정전 마지막 1경기를 뛴 게 전부이기에 신입이나 마찬가지다. 나머지는 15명은 모두 새 얼굴이다.

농구팬들 입장에서는 새 얼굴들이 생소할 수밖에 없다. KCC가 뽑은 미국프로농구(NBA) 출신 가드 마키스 티그가 가장 유명하다. 또 부산 KT 소닉붐이 뽑은 장신 선수 마커스 랜드리 정도가 이름이 알려진 선수다. 85년 생, 1m97의 포워드로 이탈리아리그 MVP 출신이다. 나머지 팀들은 대부분 90년대 생 어린 선수들을 선택했다.

샐러리캡은 두 선수 합계 70만달러로 늘리고, 자유계약 제도를 시행하기에 드래프트에 비해 훨씬 좋은 선수들이 들어온 걸까. 2006~2007 시즌 오리온에서 뛴 피트 마이클처럼 말이다. 그건 아니다. 자유계약도 한계가 있기는 마찬가지다. 여러 이유가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먼저 선수가 없다. KBL 경험이 있는 선수들은 리그 사정을 잘 알다보니 몸값을 높게 부른다. KCC에 간 브라운이 키 제한으로 자신의 입지가 탄탄해진 것을 알고 높은 몸값을 요구한다는 소문이 파다했다. 그래서 구단들이 새 얼굴 찾기에 나서는데, 조금만 이름값이 있으면 몸값도 비싸고 한국을 선호하지 않는다. 최근 유럽리그가 풀 개런티 계약을 해줘 능력 있는 선수들이 유럽행을 선호한다. 한 구단 관계자는 "KBL은 중간에 쉽게 잘릴 수 있는 리그라고 인식돼 있다"고 설명했다. KBL은 월봉을 주고, 중간에 퇴출이 되면 나머지 금액을 받을 수 없다. 유럽 뿐 아니라 일본도 풀 개런티 계약을 해주는 리그고, 중국은 많은 금액으로 승부한다. 70만달러 샐러리캡으로는 자유계약의 취지를 살릴 좋은 선수를 데려오기 힘들다는 의미다.

또, KBL이 다음 시즌 외국인 선수 선발 제도가 또 바뀔 수 있어 구단과 선수들 모두 무리수를 두지 않은 영향도 크다. 이번 시즌은 돌아가는 상황을 살피다, 다음 시즌 확실한 외국인 선수 제도가 확립되면 그에 맞춰 좋은 선수를 데려올 수 있는 투자를 하는 것이다. 외국인 선수들도 한 시즌 뛰고 쫓겨날 가능성이 있는 리그에 갈 바에는, 안정적으로 오랜 기간 뛸 수 있는 리그를 먼저 찾는다.

구단들 스스로 계약 규모를 줄이는 점도 무시할 수 없다. 10개 중 절반 정도 구단들은 샐러리캡을 다 채우지 않고 두 선수 합계 40~50만달러 선에서 계약을 마쳤다. 드래프트 시행 때 규모다. 최근 기업들이 스포츠 구단에 대한 투자를 줄이는데다, 애매한 선수를 비싼 돈 주고 데려올 바에는 아예 젊고 가능성 있는 새 얼굴들로 승부를 거는 게 낫다는 판단을 한 것이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2018~2019 프로농구 외국인 선수 계약 현황

구단명=선수=나이=키(㎝)=비고

DB=마커스 포스터=23=185.6

DB=저스틴 틸먼=22=197.7

삼성=글렌 코지=26=180.3

삼성=벤 음발라=23=196.3

SK=오데리언 바셋=32=185.3=KBL 경력자

SK=애런 헤인즈=37=199.0=재계약

오리온=제쿠안 루이스=24=185.0

오리온=대릴 먼로=32=198.0

전자랜드=기디 팟츠=23=182.5

전자랜드=머피 할로웨이=28=196.2

KGC=마이클 테일러=32=186=KBL 경력자

KGC=미카일 매킨토시=24=195

KT=조엘 헤르난데즈=23=180.9

KT=마커스 랜드리=33=196.8

현대모비스=새년 쇼터=29=185.9

현대모비스=D.J.존슨=25=195.8

KCC=마키스 티그=25=185.4

KCC=브랜든 브라운=33=193.9=KBL 경력자

LG=조쉬 그레이=25=180.9

LG=제임스 메이스=32=199.9=KBL 경력자, 계약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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