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얗게 불태웠어…"
그러나 결과는 패배였다. 체력의 열세를 극복하지 못한 채 결국 57대75로 졌다. 이로써 KB는 이번 챔프전에서 3연패를 당하며 안방에서 우리은행의 6년 연속 통합우승 축포를 바라봐야 했다. 경기를 마친 안덕수 감독과 선수들은 허탈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경기 중에는 몰랐던 극도의 피로감이 한꺼번에 몰려온 듯 했다. 이날 KB 선수들은 정말 '하얗게 불태웠'다.
사실 KB가 베스트 컨디션으로 우리은행과 만났다면 이렇게 일방적인 3연패 셧아웃은 당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크다. 이번 시즌 초반부터 강력한 우리은행의 대항마로 떠오른 KB는 정규리그 막판까지 우리은행과 치열한 1위 다툼을 벌였다. 지난 시즌에 비해 한층 진화한 전력으로 무장한 덕분이었다. 특히 우리은행에 대해서는 막판 5, 6라운드에서 연승을 거두며 자신감을 갖고 있는 상태였다.
지난 시즌 KB는 리그 3위를 차지했다. 그리고 이번 시즌에는 2위로 올라 챔프전까지 경험했다. 안 감독은 부임 2년간 꾸준히 성장세를 이룩했다. 또한 '국보센터' 박지수 역시 프로 2년차인 이번 시즌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뤘다. 희망적인 건 이런 성장세가 여기서 멈추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안 감독은 "지난해에 비해 올해 팀이 좀 더 나아진 점에 의미를 두고 싶다. 그리고 이 흐름이 다음 시즌에도 계속 이어져 더 좋은 결과를 내길 기대한다"고 말하고 있다. 또 박지수도 한층 더 발전할 여지가 많이 남아있다. 결국 우리은행의 독주에 제동을 걸 수 있는 대항마는 다음 시즌에도 KB의 몫이 될 듯 하다. 과연 KB 선수들은 이번 챔프전 패배의 아픈 기억을 성장의 원동력으로 삼을 수 있을까.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