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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려 17점 차였다. 전반 흐름은 완벽했다. 하지만 삼성은 왜 쫓겼을까.
전반은 완벽했다. 1쿼터 김동욱-리카르도 라틀리프 조합이 현대모비스를 압도하면서 차근차근 점수를 쌓아나갔다. 특히 김동욱의 흐름을 읽는 눈은 현대모비스의 빈 틈을 찾아 찔러대기 충분했다.
김동욱과 라틀리프의 활약을 앞세운 삼성은 2쿼터 중반 17점 차까지 앞섰다. 현대모비스 선수들의 슛이 번번이 어긋나는 가운데 점수차가 크게 벌어지자 '가비지 게임'처럼 보일 정도였다. 2쿼터 중반부터 다시 현대모비스가 슛 감각을 찾아가자, 삼성은 2쿼터 종료 직전 터진 마키스 커밍스의 3점슛을 앞세워 한숨 돌렸다.
2쿼터 중반 점수차가 크게 벌어졌을때 주전 선수들의 체력 안배까지 했던 삼성은 다시 다급한 입장이 됐다. 김동욱의 3점슛을 연달아 림이 외면하면서 경기는 끝으로 갈 수록 점입가경이었다. 3점슛을 주고 받으며 공방전을 펼친 두 팀은 4쿼터 종료 직전 삼성 김태술이 재역전 3점슛을 꽂아넣으며 기울었다.
하지만 승부는 끝까지 알 수 없었다. 4쿼터 종료 29초전 레이션 테리에게 동점 득점을 허용하면서 다시 열세에 몰렸던 삼성은 곧바로 작전 타임을 신청했다. 경기 재개 후 이동엽이 시간을 끌다가 라틀리프에게 패스가 연결됐다. 돌파를 시도하던 라틀리프가 상대 파울을 얻어내면서 분위기는 다시 삼성의 흐름인듯 보였다. 하지만 라틀리프가 자유투 2번 중 1번을 성공시킨 후 모비스의 역습에 걸렸다.
리바운드를 따낸 이종현이 양동근에게 패스를 찔러넣었고, 양동근이 삼성 수비를 제치고 결승 득점을 꽂아넣었다. 남은 시간 0.8초. 삼성이 다시 경기를 뒤집기에는너무나 부족한 시간이었다.
잠실실내=나유리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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