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5분 이기던 서울 삼성 썬더스. 결국 자멸에 울었다.
삼성은 26일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6~2017 KCC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3차전에서 안양 KGC인삼공사에 82대88로 역전패 졌다. 시리즈 전적 1승2패. 아직 기회는 남아있지만, 훨씬 불리한 상황에 놓였다.
라틀리프는 변함 없이 철벽이었다. 풀타임을 뛰면서도 지치지 않는 기색이었다. KGC의 라틀리프 견제가 더욱 심해졌지만, 골밑에서의 존재감은 여전히 위협적이었다. 라틀리프는 정규리그에 이어 플레이오프 13경기까지 접전이 이어지는 가운데, '초인'에 가까운 체력을 과시하고 있다. 이상민 감독도 "힘드냐고 물어보면 아무렇지 않다고 한다"며 혀를 내둘렀다. 2,3쿼터를 뛴 크레익은 결정적인 상황에서 절정의 슛감을 보여줬다. 크레익이 성공시킨 3점슛 3개는 KGC의 추격을 번번이 따돌리는 중요한 득점이었다. 시즌 초반 보여줬던 두 사람의 호흡 그대로였다.
하지만 삼성은 크레익이 빠진 4쿼터에 위기를 맞았다. KGC는 키퍼 사익스가 발목 부상으로 경기에 뛸 수 없게 되면서 2차전부터 데이비드 사이먼이 홀로 출전 중이다. 사이먼은 최근 컨디션이 좋다. 3차전에서도 슛감 만큼은 양팀 통틀어 최고였다. 때문에 KGC의 국내 선수들과 사이먼의 기세를 삼성이 감당하기 힘들었다.
4쿼터 종료 4분38초를 앞두고 문태영의 어이없는 턴오버가 이정현의 스틸로 이어졌고, 사이먼이 역전 득점을 올렸다.
경기가 한층 접전으로 흘러가는 가운데 KGC 박재한의 외곽 3점슛이 큰 포물선을 그리며 림을 통과했다. KGC가 분위기를 완전히 가져오는 순간이었다. 마음이 급해진 삼성은 경기 종료까지 1분을 남겨두고 완전히 무너졌다. 사실상 자멸이었다.
라틀리프는 3차전까지 포함해 플레이오프 13경기 연속 '더블 더블'을 기록했다. 그러나 팀의 패배로 빛이 바랬다. 삼성은 오는 28일 홈에서 열리는 4차전을 반드시 잡아야 우승을 향한 승산이 생긴다.
잠실실내=나유리기자 youll@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