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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거워진 6강 싸움, 남은 순위 싸움 변수는?

김용 기자

기사입력 2015-12-28 07:02


인천 전자랜드와 고양 오리온의 프로농구 경기가 27일 인천 삼산체육관에서 열렸다. 전자랜드가 패하며 5연패에 빠진 가운데 포웰이 고개를 숙인 채 들어가고 있다.
전자랜드는 11승 23패로 9위, 오리온스는 22승 12패로 2위를 달리고 있다. 인천=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5.12.27/

12월27일. 이날 열린 남자프로농구 3경기. 공교롭게도 편이 확 갈렸다. 6강 싸움에서 멀어지고 있는 부산 kt 소닉붐, 서울 SK 나이츠, 인천 전자랜드 엘리펀츠 3팀이 모두 졌다. 반면, 리그 1-2-3위를 달리고 있는 울산 모비스 피버스, 고양 오리온 오리온스, 안양 KGC가 나란히 승수를 챙겼다. 이날 경기로 6위 서울 삼성 썬더스와 7위 kt의 승차는 6경기로 벌어졌다. 프로농구에 꽤나 큰 의미가 있는 결과다.

현장은 이미 6강 갈렸다 판단

상위 6팀 중 한 팀 감독은 조심스럽게 "시즌 6강은 이미 갈렸다고 봐도 무방한 것 아닌가"라고 얘기했다. 큰 무리 없는 판단이다. 4라운드가 종료되는 시점에서 6위와 7위의 승차가 무려 6경기다. 2라운드만에 이 승차를 따라잡기는 쉽지 않다.

단순 승차 문제가 아니다. 상위팀과 하위팀들의 전력차가 확연하다. 27일 경기들이 이를 확실히 보여줬다. kt는 외국인 센터 찰스 로드가 빠진 KGC에 졌다. 2, 3쿼터 외국인 선수 2명이 뛰는 큰 이점을 제대로 살리지 못했다. SK도 모비스와 대등한 경기를 했지만 마지막 실책 퍼레이드로 승리를 헌납했다. 모비스와 잘싸웠다고 좋아할 것 없다. 이번 시즌 SK는 어느 팀을 만나도 비슷한 경기 양상을 유지하고 있다. 정통센터 데이비드 사이먼 중심의 농구가 아직 SK에 제대로 녹아들지 않았다. 전자랜드도 애런 헤인즈가 없는 오리온에 졌다. 잦은 외국인 선수 교체 속에 특유의 조직력 농구를 실종했다. 최하위 창원 LG 세이커스는 총체적 난국이다.

이 팀들 중 무서운 연승을 탈 가능성이 있는 팀이 보이지 않는다. SK가 김선형 효과를 누릴 것으로 예상됐지만 생갭다 크지 않다. 전자랜드 리카르도 포웰 효과도 반짝이었다. 또, 상위팀들 중 확 무너질 팀도 찾기 힘들다. 6강팀들은 플레이오프에서 누가 최종 승자가 될 지 예측하기 힘들 정도로 전력 차이가 크지 않다.

남은 순위 싸움의 변수는?

프로 스포츠의 가장 큰 흥미 유발 요소는 바로 순위 싸움이다. 특히 선두 싸움, 그리고 플레이오프 진출 경쟁이 최대 화두다. 하지만 그 중 하나인 6강 싸움이 시즌 중반 일찌감치 끝날 조짐을 보이니 팬들의 관심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 와중에 상위 6팀들끼리의 치열한 눈치 싸움이 벌어질 가능성이 크다. 프로농구는 4-5위 팀과 3-6위 팀이 6강 플레이오프를 벌여, 여기서 이긴 팀이 각각 정규리그 1위, 2위팀과 4강 플레이오프를 거치는 제도다. 어느쪽 대진에서 어떤 팀을 만나느냐에 따라 운명이 갈릴 수 있다. 상대적으로 강한팀, 약한팀들이 극명하게 갈리기 때문. 현재 1위부터 6위까지의 승차는 5.5경기다. 2위 오리온과 6위 삼성의 승차는 3.5경기. 그만큼 치열하다. 1경기 승패에 따라 매일같이 순위가 바뀔 수 있다. A구단 관계자는 "시즌 종료 시점에 각 팀들의 눈치 싸움이 엄청나게 벌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프로라면 매 경기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하는게 맞지만, 더 큰 꿈을 위해서는 힘을 주고, 쉬어가는 페이스 조절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또 하나의 변수는 내년 신인드래프트. 현장에서는 이종현 강상재(이상 고려대) 최준용(연세대) 빅3 중 1명만 잡아도 대성공이라는 분위기가 퍼져있다. 몇몇 구단들은 일찌감치 1순위가 예약됐다는 이종현보다 나머지 두 선수가 프로에서는 활용도가 높을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챔피언결정전에 오르는 두 팀은 이 선수들을 잡을 확률이 0%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가 확실히 우승할 전력'이라는 확신이 없는 가운데 챔피언결정전에 오르는 게 부담스러울 수 있다. 6강 플레이오프를 치른 팀이 4강 플레이오프를 거쳐 챔피언결정전에서 우승한다는 것은 체력 문제상 쉽지 않다. 정말 우승을 원하는 팀은 어떻게든 정규리그 1, 2위가 되기 위해 마지막까지 힘쓸 것이고, 그렇지 않은 팀들은 조금 더 여유있게 정규리그를 치를 수 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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