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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개의 테크니컬 파울, '불통'이 낳은 비상식적 판정

류동혁 기자

기사입력 2015-12-17 20:47


잇단 테크니컬을 받은 모비스. 주장 양동근이 박범재 심판에게 항의하고 있다. 사진제공=KBL

FIBA 룰을 도입하면서, 각팀 사령탑은 직접적으로 심판진에게 항의할 수 없다. 주장을 통해 항의를 해야 한다.

긍정적인 부분이 있다. 판정 논란은 항상 있어왔다. 수 차례 거친 항의로 심판진과 사령탑의 신경전은 항상 코트 안에서 팽팽하게 이뤄졌다.

이 부분은 프로농구의 흥미를 떨어뜨리는 부분이 있었다. 특정 사령탑의 경우, 심판진에 프레스를 가하는 용도로 사용하기도 했다. 실제, 거친 항의 후 테크니컬 파울을 한 뒤, 심판진은 해당 팀에 우호적인 콜을 부르기도 했다. 그런 일들이 많았다.

때문에 주장을 통해 어필하는 부분은 사령탑의 거친 항의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는 효과가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악용될 수 있다는 지적도 있었다.

가장 이상적인 심판진과 선수 & 코칭스태프의 관계는 원활한 대화를 통해 항의를 미연에 방지하는 것이다. 하지만 KBL 심판진의 가장 큰 문제는 대화 자체를 원천적으로 차단한다는 점이다. 납득이 가지 않는 판정에 대해서는 심판진 역시 선수와 코칭스태프에게 설득을 시켜야 하는 의무가 코트 내에서 암묵적으로 존재한다. 하지만 그런 역할을 그동안 심판진은 전혀 하지 못했다. 때문에 심판진 역시 권위적이고 고압적인 모습을 종종 보이곤 했다. 때문에 주장을 통해 항의한다는 것은 이런 심판진의 권위주의적 모습을 더욱 강화시키는 악영향을 가져올 수 있었다.

올 시즌 종종 나타나는 문제. 심판진에게 항의할 때는 매우 조심스러워야 한다. 사령탑이나 주장이 아닌 선수가 조금이라도 불만을 표시해도 테크니컬 파울이 불리는 경향이 많다.

그렇다고 판정 자체의 일관성이 뛰어난 것도 아니다. 매번 바뀐다. 애매한 판정 콜 때문에 경기를 벌이는 팀은 더욱 민감해지는 악순환이 생긴다.

17일 울산에서 열린 모비스와 삼성의 경기에서도 그랬다.


3쿼터 1분15초를 남기고 모비스 커스버트 빅터가 에릭 와이즈를 막는 가운데 휘슬이 불렸다. 빅터는 손을 곧게 뻗었는데, 와이즈가 몸을 부딪치면서 파울을 유도했다. 애매한 판정이었다.

보는 관점에 따라 다를 수 있지만, 휘슬이 불릴 수도 있다. 이때 빅터는 불만을 표시했고, 박범재 심판에게 다가갔다. 박 심판은 가볍게 주의를 줬고, 빅터는 계속 불만을 나타냈다. 결국 테크니컬 파울.

왜 파울인지에 대한 설명을 할 필요는 없다. 그러나 이날 해설을 맡은 김동광 해설위원은 "심판은 항상 경기를 원활하게 이끌어야 하는 의무가 있다"고 했다. 심판진에게 강제되진 않지만, 가장 중요한 임무다. 때문에 원활한 대화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 설명은 없다. 매 시즌 그랬다. 물론 빅터는 잘못?磯? 올 시즌 내내 심판 성향이 그랬기 때문에, 불만을 표시할 이유가 없다. 게다가 코트에는 오물이 날아들었다. 이 부분도 명백히 잘못됐다. 아무리 판정에 대한 불만이 있어도, 관중석에서 오물이 날아드는 것은 농구 팬의 자격이 없다.

그리고 심판진은 또 다시 테크니컬 파울을 불었다. 이번에는 벤치 테크니컬 파울이었다. 유재학 감독에게 내려진 파울. 주장 양동근이 재차 설명을 했지만, "비아냥거렸다"는 답변만이 돌아왔다. 그러나 구체적으로 어떤 부분이 비아냥 거린 것인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설명이 없었다.

항의한 빅터는 룰을 어겼다. 테크니컬 파울을 받을 수 있다. 불명확했던 유 감독의 말에 심판진의 빈정이 상했을 수도 있다. 그래서 두 개의 테크니컬 파울이 나왔다. 문제는 심판의 가장 중요한 의무인 '원활한 경기진행'이 한마디로 완전히 헝클어졌다. 이 과정에서 총재가 그토록 강조하는 '경기 흥미도'는 완전히 사라졌다.

핵심은 '불통'이었다. 볼썽 사나운 모습들이 이어졌다 이런 식이라면 '주장을 통한 항의' 규정은 할 필요가 없다. 울산=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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