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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분석]메울 수 없는 양동근 공백, 만수의 대책은?

류동혁 기자

기사입력 2015-09-19 10:15


모비스 유재학 감독과 모비스 김영현(왼쪽) 김수찬의 모습. 사진제공=KBL

양동근이 지난 시즌 챔프전에서 미드레인지 점프슛을 쏘는 장면. 스포츠조선DB

확실히 올 시즌 모비스는 낯선 모습들이 많이 나온다.

1승2패. 12일 개막전에서 동부에 66대77로 패했다. 다음날 SK전에서 87대58, 완승을 거뒀지만, 18일 전자랜드와의 경기에서 68대80으로 졌다.

패한 두 경기의 공통점. 고비에서 우르르 무너졌다. 앞선이 쉽게 뚫렸고, 연속 득점을 허용하면서 분위기를 내줬다.

시즌 전 모비스를 향한 복합적 시선이 있었다. 리카르도 라틀리프와 문태영이 빠져 나간 상황. 전력은 약화됐다.

프로농구 최초로 3연패를 달성했지만, 올 시즌 젼력보강은 없었다. 유 감독은 지난 시즌 중반부터 "내년은 리빌딩을 해야 한다"고 했다.

기본적으로 대형 선수가 없다. 양동근과 함지훈이 있지만, 이미 서른 줄이 훌쩍 넘었다. 샌안토니오를 롤 모델로 삼고 있는 모비스는 시스템 농구를 추구한다. 핵심은 특정 스타 플레이어에 의존하지 않는 농구다.

하지만 이 부분도 기본적으로 좋은 선수(혹은 좋은 선수가 될 수 있는 잠재력을 지닌 선수)가 있어야 가능하다. 때문에 현 시점에서 모비스의 리빌딩은 필요하다.

그런데 항상 예상보다 좋은 성적을 기록했던 모비스다. 올 시즌 전에도 심상치 않았다. 외국인 드래프트 10순위로 리오 라이온스를 뽑았고, 11순위로 단신 빅맨 커스버트 빅터를 선택했다.


예상보다 견실하다는 평가가 뒤따랐다. 불법 토토로 인해 각 팀 핵심 선수들이 모두 기한부 출전정지를 받았다. 모비스는 신정섭이 포함됐다. 하지만, 전력의 공백은 거의 없었다.

때문에 시즌 전 최대의 다크호스라는 평가가 뒤따랐다.

유 감독은 "6강에 가면 다행"이라고 했지만, '엄살론'이 나오기도 했다. 이 부분에 대해 유 감독은 "지금 (양동근의 차출로) 리더가 없다. 이 부분은 시즌 초반 최대 약점이 될 것"이라고 했다.

모비스의 낯선 농구는 이런 배경에서 나타나고 있다. 동부와의 개막전에서 1쿼터 리드하던 모비스는 2쿼터부터 무너지기 시작했다. 그 시발점은 동부의 단신 외국인 선수 라샤드 제임스였다. 그리고 경기내내 회복하지 못했다.

전자랜드와의 경기에서도 3쿼터 한때 13점까지 리드했다. 그러나 정영삼 정병국 등에게 무더기 외곽포를 맞으며 12점 차의 역전패를 당했다.

확실히 양동근의 빈 자리가 느껴진다.

지난 시즌에도 그랬다. 당시 문태영과 라틀리프가 있었지만, 양동근의 출석 여부에 따라 모비스의 경기력은 극과 극을 달렸다. 양동근이 잠시 휴식을 취할 때 상대팀이 순식간에 10점을 좁히기도 했다.

양동근은 지난 시즌 34분56초를 뛰었다. 풀타임을 소화하는 경우도 많았다. 그의 체력조절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있었지만, 팀 전체의 경기력을 감안하면 어쩔 수 없는 부분이 많았다. 결국 양동근은 지난 시즌 모비스 통합우승의 주역이 됐다.

올 시즌 초반에도 그의 빈 자리는 크다. 기본적으로 외곽 수비다. 모비스는 외곽 수비가 강한 선수가 없다. 지난 시즌에는 슈팅가드 자리에서 약점이 생겼다. 게다가 문태영 역시 수비가 좋은 편이 아니었다. 베스트 5 중 2개의 포지션에서 수비 약점이 드러나면 1대1 수비는 효율성이 떨어진다. 유 감독은 이런 점을 잘 알고 있었다. 때문에 2-3 변형 매치업 존으로 그 약점을 상쇄했다. 물론 모비스 특유의 변형 존 디펜스를 깨는 팀들도 나왔다. 하지만 자칫 대인방어로 바꾸면 수비 시스템 자체가 무너질 가능성이 높았다. 결국 끝까지 고집했고, 달콤한 결과물을 얻었다.

현 시점에서 모비스의 외곽 수비는 세부적인 약점이 많다. 전자랜드는 18일 경기에서 3쿼터 중반부터 스크린을 받은 뒤 정영삼과 정병국이 쉽게 쉽게 미드 레인지 점프슛으로 모비스를 공략했다.

기본적으로 스크린 수비는 외곽과 빅맨의 조화가 필요하다. 하지만 거기에도 리더가 있어야 한다. 지난 시즌 그 리더는 양동근이었다. 하지만 올 시즌에는 없다. 모비스의 경기력이 불안정한 핵심 이유다.

공격에서도 마찬가지다. 양동근은 미드 레인지 점프슛이 국내에서 최고 수준이다. 때문에 경기 흐름이 불리할 때 한 방씩 꽂는 그의 중거리슛은 흐름을 깨는 가장 강력한 무기 중 하나였다. 현 시점에서 결정적인 순간 확실한 공격무기를 발견하기가 쉽지 않다. 시즌 전 양동근의 공백에 대해 유 감독은 의미있는 얘기를 한 적이 있다.

그는 "양동근은 대체 불가능한 전력이다. 코트 안팎에서 그렇다. 하지만, 오히려 팀이 더 탄탄해지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시즌 초반 악전고투할 수 있지만, 가드진들의 의미있는 경험을 한다면 팀은 더욱 강해질 수 있다"고 했다. 이 부분은 여전히 유효하다.

'양동근의 공백이 어떤 세부적인 지점에서 가장 많이 느껴지냐'는 질문에 유 감독은 "일단 수비다. 특히 승부처에서 상대가 연속 득점을 할 때 흐름을 깨야 하는데, 그럴 때 가장 아쉽다. 공격에도 그런 점에서 공백이 느껴진다"고 했다.

대부분의 팀들이 대표팀 선수들의 공백이 있다. 모비스만 그런 것은 아니다.(물론 소속팀의 비중을 감안하면 양동근의 공백이 있는 모비스가 가장 큰 타격을 입고 있는 팀 중 하나다)

유 감독은 이런 상황에 대해 충분히 예측하고 있다. 그는 "4쿼터 역전패를 했지만, 내 책임도 있다. (팀 전술에 대해)구체적으로 말할 순 없지만, 좀 더 세밀하게 지시를 했어야 했다. 어린 선수들은 잘해주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부족한 부분들이 있다. 외국인 선수도 그렇고, 국내 선수도 그렇다. 시즌을 치르면서 고쳐나가는 수밖에 없다. 양동근의 공백은 그 다음 문제"라고 했다.

구체적으로 언급하진 않았지만, 빅맨(함지훈, 라이온스, 빅터)과 가드진의 스크린 수비 대처 호흡과 거기에 따른 활동폭의 조정이 될 것으로 보인다. 모비스의 출발이 그렇게 좋지는 않다. 그 원인과 대책에 대해서는 잘 알고 있다.
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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