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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의 사회를 맡은 손대범 편집장은 날카로운 질문들을 연이어 날렸다. 한국농구를 대표하는 네 명의 패널들의 발언은 거침없었다.
그는 "단점은 두 가지다. 과거로 회귀한다는 점과 4번 포지션(파워포워드)이 침체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라며 "하지만 현 시점에서는 제도적으로 장점이 더 많을 수 있다"고 했다. 외국인 선수 쿼터제 확대가 되면 높은 수준의 농구를 볼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팬과 이런 제도에 대해 공유해야 한다. 네티즌들이 야당 역할을 하는데, KBL이 이런 야당을 포용할 아량을 갖춰야 한다"고 했다.
김동광 해설위원은 "좀 더 나은 농구를 볼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국내 선수가 위축되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해 제도적 보완장치가 필요하다"고 했다.
위성우 우리은행 감독도 "제 3자 입장에서 볼 거리를 제공하는 부분은 좋다고 생각한다. 현역 시절 외국인 2명과 함께 뛰었는데, 그들까지 주고받는 플레이를 한다. 토종선수들은 수비에 역할이 국한된다. 결국 국내선수가 올라오는 게 필요하다. 그런 면에서 그렇게 좋은 제도는 아닌 것 같다"고 했다.
'외국인 쿼터제 확대는 저득점과 토종선수의 테크닉 저하 때문이라는 지적도 있다'는 질문에 김태환 위원은 "외국인 1명을 쓰게 됐을 때 좋은 경기력을 가질 수 있는 것은 분명하다"고 했고, 김동광 위원은 "현재 국내선수의 테크닉이 많이 부족하다. 자기 개발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 감독의 경우 "외국인 선수로 흥행이 유지되지 않는다. 국내 선수의 활약이 KBL 흥행과 직결된다"며 "지금도 외국인 선수 비중이 50% 정도다. 1명이 적당하다. (2명이 되면) 국내선수는 볼 운반만 하는 단순한 역할을 할텐데, 이같은 구조가 좋은 경기력을 만들 수 있는 지 반문하고 싶다"고 했다. 그는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NBA 선수가 많은 스페인과 프랑스가 경기를 했는데, 50점대였다. 그러나 관중들은 열광했다. 득점이 많다고 좋은 게 아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지난해 뉴질랜드와의 친선경기에 관중석이 꽉 찼다. 당시 대표팀 선수 중 기술 좋은 친구들은 하나도 없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손 편집장이 '쿼터제 확대 반대가 밥그릇 챙기기라는 목소리도 있다'고 질문하자, 김태환 위원은 "1, 2군 제도의 분리가 제대로 돼 있지 않다. 이 부분 때문에 국내선수 토양이 안정적이지 않다"고 했고, 김동광 위원은 "KBL이 출범하면서 매년 17~20명 정도의 신인만 나온다. 그런 문제는 아닌 것 같다"고 했다. 유 감독 역시 "그런 차원의 문제는 아니다. 남녀 모두 농구의 유소년 토양이 너무 척박하다. 이런 상태에서 외국인 쿼터제 확대는 부작용이 너무 많다. 우선 (국내선수를) 키우는 시스템을 정착시키는 게 필요하다"고 했다.
4명의 패널 모두 세밀하게 의견은 달랐다. 하지만, 외국인 쿼터제 확대에 대한 우려와 경계의 목소리는 일치했다. 올림픽파크텔=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