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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기 총재 체제에서 KBL 사무국은 전 한선교 집행부 때와는 달리 경기 콘텐츠의 질을 높이고 싶어 했다. 농구 선수 출신으로 국가대표 감독까지 지낸 김영기 총재는 '재미있고 빠른 농구'로 제2의 중흥기를 구상했다. 그러면서 의욕적으로 변화를 시도했다. 그중 대표적인 게 외국인 선수 2명의 동시 출전과 'U1' 파울이다.
한 구단 관계자의 직언은 현 KBL의 의사 결정 구조에 문제가 있다는 걸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현장에서 감독, 선수 그리고 팬들의 다수가 얘기를 해도 그게 좀처럼 의사결정에서 반영이 안 된다. 총재가 이사회에서 새 안건을 내면 그게 충분한 검토를 거쳐 좋고 안 좋고를 떠나 반대할 이사가 없다. 아무리 구단 실무자들이 규정 변경에 대해 검토하고 반대 논리를 올리더라도 이사회에서 반영될 가능성이 낮다."
U1 파울도 프로농구판에 혼란을 야기했다. 김 총재는 속공을 활성화하기 위해 U1파울을 도입했다고 밝혔다. 수장이 되고 난 후 서둘러 규정을 개정했다. 2014~2015시즌 전 구단 연습경기 때 심판들이 새로운 U1 파울을 적용하겠다고 설명했다.
결과적으로 도입 취지와 상관없이 U1파울은 준비와 이해가 부족했다. 규정 적용이 너무 애매모호했다. 상황에 따라 심판 성향에 따라 적용 여부가 달랐다. 익명을 요구한 한 코치는 "심판도 감독도 팬들도 새로운 U1 파울을 명확하게 잘 모르고 한 시즌을 보냈다. 그러다 보니 애매모호한 장면에서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김 총재는 부임 이후 경기 콘텐츠의 질을 높이는 차원에서 심판진의 개혁을 요구했다. 감독들이 바로 판정에 항의를 할 수 없게 만들어 심판진의 권위를 높여주는 동시에 또 오심 판정이 확인된 심판에게 강한 징계까지 내렸다. 심판들이 받는 스트레스도 높았다는 얘기가 파다했다.
이런 변화는 한 시즌 만에 대혼란을 야기했다. 김 총재는 최근 반대 여론의 수위가 높아지자 농구팬들의 얘기에 귀를 기울이겠다며 자세를 낮췄다. 하지만 총재의 기본 자세가 바뀌어야 KBL도 달라질 것이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