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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재학 감독, kt로 떠나는 조동현 신임감독에게 한 말은?

이원만 기자

기사입력 2015-04-07 15:57


"힘든 일 있으면 찾아오라고 했어요."


KT 신임사령탑 조동현 감독. 사진제공=KBL
모비스의 '1등 DNA'가 kt로 이식된다. 모비스 유재학 감독 곁에서 지난 2시즌 동안 챔프전 우승을 견인했던 조동현 코치가 7일 kt 신임감독으로 공식 선임됐다. '만수' 유 감독을 보좌하며 몸으로 익힌 '강팀 육성'의 노하우가 자연스럽게 kt에 배어들 것으로 보인다.

2시즌 동안 한솥밥을 먹던 후배이자 코치가 이제는 적장이 된 상황. 비정한 승부의 세계에서 서로를 쓰러트려야 하는 처지다. 과연 유 감독은 이런 현실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을까. 그리고 유 감독은 떠나는 조 신임감독에게 어떤 조언을 했을까. '만수'의 반응이 궁금했다. kt가 조 신임감독의 선임을 공식 발표한 직후 스포츠조선은 유 감독과 통화했다.

유 감독은 호탕하게 축하의 말을 전했다. "정말 잘 된 일이다. 진작에 더 많이 보내줬어야 했다"는 말도 덧붙였다. 후배 감독의 앞날을 축하하는 동시에 프로농구의 발전을 위해 자신이 좀 더 적극적인 노력을 했어야 했다는 뜻. 현재 남자 프로농구계에서 유 감독이 차지하는 비중과 영향력을 감안하면 설득력이 있는 말이다.


모비스 유재학 감독. 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조 코치가 처음 유 감독에게 '감독 제의'에 관한 상의를 한 것은 2~3주쯤 전이다. 정규리그가 막 끝나고 플레이오프 준비를 하던 때였다. 유 감독은 "정말 좋은 기회이니 심사숙고해보라고 했다. 다만 아직 시즌이 완전히 끝나지 않은만큼 지금 당장은 팀에 집중하자고 했다"면서 "본인도 잘 이해해줘서 챔프전까지 깔끔하게 마친 뒤에 그쪽 구단과 만난 것으로 알고 있다. 그렇게 결정하고 나서 어제(6일) 얘기를 하더라. 잘됐다고, 축하한다고 그랬다"며 조 신임 감독의 선임 과정을 밝혔다.

그렇다면 유 감독은 조 신임감독에게 어떤 충고를 해줬을까. 아무래도 경험많은 선배이다보니 전해줄 팁이 한 두가지가 아닐 것이다. 그러나 유 감독은 오히려 이런 면에 대해서는 굳이 많은 말을 하지 않았다. 그는 "워낙에 성실한 친구이다보니 잘 할 것으로 믿는다. 열심히 하라고했고, 해보다가 정 힘들 일이 있으면 찾아오라는 말을 했다"고 밝혔다.

조 신임감독은 2013년 kt에서 현역 은퇴한 뒤에 곧바로 모비스 코치로 부임하며 지도자 수업을 쌓았다. 그렇게 두 시즌 동안 '최강' 모비스를 만드는 데 일조했다. 혹여 조 신임감독이 빠진 것 때문에 모비스의 아성이 흔들리는 일은 없을까.

이에 대해 유 감독은 "전혀 그럴 일은 없다. 조 신임감독이 빠진 점은 아쉽지만, 기존 코칭스태프가 워낙 탄탄하다. 걱정할 것 없다"고 단호히 말했다. 이어 "다음 시즌이 정말 재밌어질 것 같다. 이렇게 흥미로운 구도가 많이 생길수록 프로농구판이 더 풍성해지지 않겠나"라며 새 시즌에 조 신임감독이 이끄는 kt와의 승부에 대한 기대감을 밝혔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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