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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완벽한 그림은 1번으로 완성되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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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가드라고 해도 포인트가드(1번)와 슈팅가드(2번)의 역할은 명확히 다르다. 1번은 경기 전체를 이끌어가야 한다. 야전사령관과 같다. 전체 흐름을 읽으면서 공을 원활하게 패스해 동료의 득점을 이끌어내는 일을 맡아야 한다. 2번은 이런 역할 보다는 주로 슈팅에 집중한다. 강한 돌파력과 정확한 야투능력을 바탕으로 상대의 빈틈을 놓치지 않고 점수를 넣는 일을 맡는다.
홍아란은 최근 2번 포지션에서 더 좋은 모습을 보였다. KB스타즈가 9일 하나외환에 덜미를 잡히기 전까지 3연승을 거두는 과정에서 '슈팅가드' 홍아란의 역할이 빛났다. 확실히 1번을 맡았을 때보다는 움직임이 원활하고, 득점력도 늘어났다. 1번보다는 2번이 더 편안한 듯 보였다.
실제로 서 감독 역시 이런 홍아란의 상태를 잘 알고 있다. 서 감독은 "가드진이 부족한데다 부상까지 겹친 팀 사정상 홍아란이 계속 1번 역할을 해줘야 했다. 그런데 다소 부담을 느끼는 것 같다. 최근에는 베테랑 변연하가 노련미를 앞세워 실질적인 1번 역할을 해주는 덕분에 홍아란이 편안하게 슛에 집중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서 감독은 언젠가 홍아란이 선택을 해야한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리고 궁극적인 발전을 원한다면 '1번'으로 완성되기를 바라고 있다. 그는 "분명 홍아란의 스타일은 2번에 가깝다. 하지만 감독 입장에서는 홍아란이 1번으로 성장해주는 게 가장 완벽한 그림이다. 선수 본인도 포인트가드에 익숙해지면 훨씬 더 큰 선수가 될 수 있다. 그럴 자질도 충분하다"면서 "그러기 위해서는 일단 1번 포지션을 편안하게 받아들이고 즐겨야 한다. 포인트 가드는 실수를 해도 툭 털어버리는 대범한 면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홍아란이 대스타로 성장하길 바라는 서 감독의 진심이 담겨있는 말이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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