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온스는 리오 라이온스로 다시 시즌 초반의 위력을 찾을 수 있을까. 아직은 희망과 불안이 공존한다.
오리온스가 반등을 위해 단행한 대형 트레이드 이후 첫 경기였던 지난 14일 SK전. 올 시즌 전체 1순위 외국인 선수인 리오 라이온스가 오리온스 유니폼을 입고 첫 선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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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담 큰 빅딜, 오리온스가 라이온스에게 기대한 것
이날 경기 전 추일승 감독은 이번 트레이드에 대해 "부담감이 크다"고 말했다. 이번 2대2 트레이드의 핵심은 라이온스다. 시즌 종료 후 외국인 선수 재계약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오리온스는 당장의 성적을 위해 미래를 내줬다. 신인 가드 이호현과 함께 내년 시즌 신인 드래프트에서 삼성보다 앞선 순위가 될 경우, 지명권을 교환하는데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추 감독은 "부담이 있는 게 사실이다. 개인적으로는 굳이 할 필요가 있나 싶었다. 찰스 가르시아가 처음보다 좋아지고 있었다"며 트레이드에 대한 생각을 털어놨다. 감독으로서도 부담감이 큰 트레이드다. 외국인 선수를 잔여시즌 밖에 쓰지 못하는데, 실패로 돌아갈 경우 잃을 게 많기 때문이다. 당장 라이온스를 통해 성적을 끌어올려야만 한다.
하지만 성공할 경우, 오리온스를 우승으로 이끌 수도 있는 '빅딜'이다. 추 감독은 "길렌워터는 22~23분을 뛸 때 가장 효율적인 모습을 보인다"고 말했다. 길렌워터의 출전시간이 지나치게 길어지면서 위력이 반감됐던 측면을 메우기엔 라이온스가 적격이라는 것이다.
길렌워터와 라이온스는 절반씩 출전시간을 나눠가질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매치업에 따라, 당일 컨디션에 따라 조금씩 분배가 이뤄질 것이다. 실제로 SK전에서는 길렌워터가 23분 17초, 라이온스가 16분 43초를 뛰었다. 길렌워터의 이상적인 출전 시간에 맞아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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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온스 영입으로 기대되는 요소는 컸다. 추 감독은 구체적으로 '스피드'와 '리바운드'를 꼽았다. "라이온스는 아울렛 패스가 좋고, 트랜지션을 적절히 하는 선수"라면서 팀이 빨라지길 기대했다. 또한 수비 리바운드가 괜찮다며 길렌워터가 뛸 때보다 제공권에서 조금 이점이 생길 것으로 봤다. 라이온스는 득점 2위이자, 리바운드 1위기도 하다.
라이온스를 살리려면, 국내 선수들의 분발이 절실했다. 추 감독은 "라이온스가 패스 감각이 좋기 때문에 국내 선수들에게 움직임을 많이 가져가라고 부탁했다"고 강조했다.
라이온스 효과? 국내 선수들이 살아야 한다
첫 경기에서 '라이온스 효과'가 나타났을까. 아직은 좀더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스타팅 멤버로 나선 라이온스는 1쿼터에 가능성을 보였다. 오리온스가 1쿼터 기록한 7개의 리바운드 중 5개를 책임졌다. 또한 추 감독의 말대로 자신에게 수비가 몰렸을 때, 빈 공간을 찾아 동료에게 패스를 해 득점을 이끌었다. 미들슛과 3점슛이 연달아 성공했다. 라이온스로 인해 볼이 원활히 도는 모습이 보였다.
하지만 팀에 합류한지 얼마 되지 않아 문제점을 노출하기도 했다. 4쿼터 초반 팀 디펜스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지는 모습을 노출하며, 상대 에이스인 애런 헤인즈를 계속 해서 놓쳤다. 시간이 해결할 문제라고 볼 수도 있지만, 라이온스는 길렌워터와 마찬가지로 수비 센스가 좋은 선수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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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렌워터 뿐만 아니라, 라이온스를 살리기 위해서라도 국내 선수들이 달라져야만 한다. 오리온스엔 이승현 허일영 등 다재다능한 포워드와 토종 센터 장재석이 있다. 패스 센스가 좋은 라이온스가 이들에게 찬스를 만들어줄 수 있도록, 공간을 찾아 활발히 움직여줘야 한다.
추 감독은 라이온스의 데뷔전에 대해 "첫 경기였다. 외곽으로 빼주는 패스는 나쁘지 않았다. 긍정적으로 본다"고 했다. 라이온스가 1쿼터 보여준 모습에 희망을 찾은 것이다.
"분위기를 바꿨으니, 새롭게 시즌을 시작한다는 각오로 올라갈 계기를 찾겠다"던 추 감독은 경기 후 "좀더 라이온스를 살릴 수 있는 경기 운영을 찾겠다"며 입맛을 다셨다. 과연 오리온스가 '라이온스 효과'를 통해 반등할 수 있을까.
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