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라리 잘 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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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사이 호랑이 같던 위 감독에게도 변화가 감지됐다. 예전보다 호통이 줄었고, 선수들을 조금씩 풀어주기 시작한 것이다. 위 감독은 이에 대해 "변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2년 연속 우승을 하고 3년째 생활을 하니, 그렇게 안 해도 잘 따라오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아예 야단을 치지 않는 건 아니다. 위 감독은 "너무 아니다 싶으면 예전처럼 얘기한다"며 "그래도 지난해까지만 해도 코트에서 선수들과 싸우는 고민을 했는데, 이젠 고민이 덜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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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감독은 선수들이 풀어지는 걸 가장 경계하고 있다. '우승팀'이고 '강팀'이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하면, 점점 느슨해져 결국엔 무너지고 만다는 것이다. 이날은 호통 대신 '패배'로 선수들에게 긴장감을 불어넣을 수 있게 됐다.
위 감독은 경기 후 "KB스타즈는 하루 쉬고 경기를 했다. 우린 3일 쉬고 했는데 체력적으로 부족하면 할 말이 없다. 리바운드 싸움에서도 35-24로 졌다"며 "상대가 잘 했다. 상대는 준비를 잘 했고, 우리는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에게) 중요한 시기인 것 같다. 우리는 승차에 여유가 있다 보니, 간절함이 없는 것 같았다. 오늘 패배를 계기로 준비를 잘 해야 한다. 패배가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이런 경기하지 않도록 준비를 잘 하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우리은행은 12일 청주 KB스타즈전을 끝으로 올스타 휴식기에 들어간다. 12일 원정경기는 9일 홈경기에 이은 리턴매치, 5라운드의 첫 경기다. 과연 우리은행이 달라진 모습으로 다시 '극강'의 면모를 과시할 수 있을까.
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