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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가 동부를 눌렀다.
●1쿼터=좌절된 동부의 의도
동부는 김주성이 스타팅 멤버로 나왔다. 체력부담 때문에 벤치에서 시작하는 경우가 많았던 김주성이다. 불완전한 조직력을 가진 LG. 초반부터 압박하려는 의도.
LG는 초반 완벽한 패스에 의한 김영환의 3점슛 2방이 인상적이었다. LG의 공격 조직력이 어느 정도 올라왔다는 의미. 게다가 가로채기에 의한 두 차례의 속공도 있었다. 결국 22-21, LG의 리드.
초반 베스트 5를 가동, 기선을 잡으려 했던 동부의 의도가 좌절된 1쿼터였다.
●2쿼터=김주성 등에 날개 단 허 웅
27-30으로 뒤진 2쿼터 2분28초. 리바운드 볼을 잡던 두경민이 김주성과 엉키면서 왼발목이 돌아갔다. 엄청난 통증을 호소한 두경민은 그대로 업혀 나갔다. 최소 2주 정도로 예상되는 심상치 않은 부상.
선두권 경쟁을 벌이는 동부 입장에서도 타격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때부터 동부의 페이스로 흘렀다.
김주성은 골밑에서 바스켓카운트를 얻어내며 3점 플레이를 펼쳤다. 게다가 데이비드 사이먼에게 연결되는 두 차례의 패스를 했다. 이 시점에서 KT 전창진 감독이 지적한 동부의 약점을 곱씹어 보자. 그는 "동부의 최대약점은 활동력"이라고 했다. 정말 예리한 지적이다. 이유가 있다. 동부는 김주성과 윤호영, 그리고 두 외국인 선수가 트리플타워를 구축하고 있는 팀이다. 그런데 김주성은 전성기 시절 구석구석 누비던 수비범위가 약간 줄었다. 시즌 전 부상으로 아직도 컨디션을 되찾지 못하는 윤호영 역시 마찬가지다. 이 부분 때문에 동부는 활력이 없다. 득점의 폭발력이 떨어진다. 정지된 플레이는 수준급이지만, 전자랜드나 모비스처럼 강력한 압박이나 허슬 플레이의 에너지는 많이 부족하다. 보이진 않지만, 실전에서 너무나 필요한 부분. 이 지점을 전 감독이 정확히 지적한 것이다.
때문에 악착같은 수비와 과감한 골밑돌파가 주특기인 허 웅의 역할이 중요하다. 플레이오프에서도 허 웅의 전략적 가치는 유효하다.
김주성의 맹활약으로 38-32로 앞선 동부. 여기에서 허 웅은 속공 상황에서 정확한 2득점을 성공시켰다. 과감한 돌파로 얻은 자유투 2개를 성공시켰고, 바닥에 흐르는 볼을 그대로 슬라이딩 캐치, 공격권을 지켜냈다. 이같은 활약에 동부는 더욱 더 도망갈 수 있었다. 더욱 중요한 점은 허 웅의 활약이 팀 분위기를 더욱 상승시켰다는 점이다. 전반전 45-35, 10점 차의 리드. 두경민의 부상. 그러나 김주성과 허 웅의 맹활약으로 완벽히 기선을 제압한 동부였다.
●3쿼터=원-투 펀치의 반격 Ⅰ
3쿼터 6분7초를 남기고 공격제한 24초 버저와 동시에 림을 통과한 허 웅의 3점포. 이때만 해도 54-44, 동부의 절대 우위였다. 이때부터 문태종과 제퍼슨의 위력이 발휘되기 시작했다. 두 차례 2대2 플레이를 합작했다. 욕심내지 않았다. 팀 동료를 번갈아 활용했다. 특히 문태종은 9득점을 몰아넣었다.
중심이 확실히 잡히자 LG의 분위기는 올라갔다. 결국 제퍼슨이 얻은 자유투 득점으로 LG는 58-57, 역전에 성공했다. 양우섭의 3점이 터졌다. 반면 동부는 4쿼터를 대비, 김주성과 허 웅을 벤치에 앉혔다. 활동력이 줄어들었고, 공격 루트가 좁아졌다. 결국 LG의 공격에 맞대응을 하지 못했다. 여전히 동부의 전력이 한계를 가지는 이유. 두경민의 부상 이탈이 뼈아픈 3쿼터였다. 63-59, LG의 역전.
●4쿼터=원-투 펀치의 반격 Ⅱ
모비스 유재학 감독은 "LG는 제퍼슨이 부활하면 빠르게 중심을 잡을 것"이라고 했다.
문태종과 김시래 김영환, 그리고 부상으로 빠져 있는 김종규, 게다가 식스맨도 좋은 편이다. 기본적 전력 자체가 탄탄한 LG. 결국 중심만 제대로 잡으면 팀 전력은 자연스럽게 올라갈 것이라는 예측.
4쿼터 초반부터 제퍼슨이 움직였다. 문태종의 3점포가 터졌다. 다시 제퍼슨, 그리고 문태종의 2득점이 연속으로 나왔다.
문태종은 확실히 클래스가 달랐다. 수비수를 달고 자신있게 3점과 미드 레인지 점프슛을 쐈다. 골밑에서 플로터도 백발백중. 결국 결정력 높은 LG의 공격에 동부는 맥을 추지 못했다.
동부는 사이먼의 미스매치를 이용해 반격을 시도했다. 하지만 확률이 떨어졌다. LG는 김시래까지 박지현의 수비를 뚫고 두 차례 공격을 성공시켰다.
82-75로 앞선 경기종료 3분을 남기고 문태종은 결정적 공격 리바운드까지 했다. 그리고 제퍼슨의 속공 덩크가 폭발했다. 동부가 도저히 막을 수 없는 원-투 펀치였다. 원주=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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