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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외 접전, 모비스 살린 클라크의 블록슛

류동혁 기자

기사입력 2014-10-24 21:27


모비스 아이라 클라크가 삼성 김준일의 슛을 블록슛하는 장면. 사실상 승부를 가르는 결정적인 블록슛. 사진제공=KBL

삼성 이상민 감독의 사령탑 롤 모델은 연세대 시절 코치로 자신을 지도했던 모비스 유재학 감독이다.

그는 현역 시절부터 입버릇처럼 "지도자가 되면 유 감독의 세밀하면서도 조직적인 농구를 닮고 싶다"고 여러차례 밝혔다.

유 감독도 이 감독을 아낀다. 연세대 후배이기 때문만은 아니다. 이 감독이 가지고 있는 사령탑으로서의 자질 때문이다. 그는 이 감독의 취임 소식에 "농구를 읽는 센스나 머리가 워낙 비상한 친구다. 상대의 장점을 흡수하는데는 최고다. 초보감독이지만 상대팀에게 집중견제를 받을 것"이라고 했다.

그런데 올 시즌 초반 삼성은 힘들다. 객관적 전력 자체가 좋지 않다. 그런데 외국인 선수 키스 클랜턴마저 부상으로 시즌아웃이다. 대체 외국인 선수를 찾아봐야 한다. 경기 전 이 감독을 만난 유 감독은 "꼬이면 계속 꼬일 수 있다"고 위로의 말을 건네기도 했다.

경기 전 삼성 이상민 감독은 난감한 표정이 역력했다. 클랜턴의 시즌 아웃과 함께 대체 선수도 마땅치 않은 상황. 그는 "라이온스의 책임감이 커졌다. 얌전한 그에게 '좀 더 거친 플레이가 필요하다. 우리 뿐만 아니라 다른 리그에서도 그런 플레이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고 밝혔다.

경기 전 예상은 모비스의 완승 가능성이 높았다. 그러나 실전은 약간 달랐다.

삼성은 끈질겼다. 김준일과 라이온스를 중심으로 모비스의 골밑을 공략했다. 전체적인 몸싸움도 마찬가지였다. 모비스의 강한 몸싸움에 물러서지 않았다. 때문에 경기는 시종일관 박진감이 넘쳤다.

모비스가 점수를 벌리면, 삼성이 따라가는 형국이었다. 모비스 입장에서는 라틀리프와 함지훈이 부진했다. 모비스 유재학 감독은 "라틀리프는 준비가 되지 않았다"고 했다. 삼성 클랜턴의 결장소식에 정신적 해이함이 경기력에 그대로 나타났다. 12분을 뛰며 3득점에 그쳤다. 함지훈은 여전히 부상으로 인한 경기감각이 좋지 않았다.


삼성은 그런 약점을 계속 공략했다. 56-50, 3쿼터까지 모비스의 6점 차 리드.

모비스 전준범과 삼성 김준일은 칭찬할 만했다. 전준범은 수비능력을 대폭 보강, 팀 공헌도가 높아졌다. 공격에서도 자신감있는 플레이를 이어갔다. 11득점을 올리며 모비스 공격에 힘을 보탰다.

삼성 김준일은 확실히 신인 2순위 다웠다. 16득점, 7리바운드. 특히 라틀리프와 클라크를 상대로 골밑에서 우직한 포스트 플레이가 돋보였다. 두 차례의 날카로운 스핀무브를 선보이기도 했다. 현 기량도 훌륭하지만, 잠재력도 풍부했다.

4쿼터. 모비스가 휘몰아쳤다. 함지훈의 미드 레인지 점프슛과 클라크의 바스켓 카운트에 의한 3점 플레이, 양동근의 속공이 이어졌다. 63-52로 점수차는 벌어졌다. 그러나 삼성은 라이온스와 이정석의 3점포가 터졌다. 미세한 모비스의 수비 실수가 있었지만, 삼성의 추격의지는 훌륭했다. 라이온스는 김준일과의 2대2 플레이를 통해 착실히 득점했다. 경기종료 1분32초를 남기고 3점포를 터뜨렸다. 이어 김준일의 2득점으로 72-73, 턱밑까지 추격했다.

모비스를 살린 것은 클라크의 2개 블록슛. 이시준이 가로채기 이후 속공 레이업을 시도했다. 끝까지 ?아간 클라크는 블록슛으로 저지했다. 함지훈의 실책으로 가진 삼성의 공격권. 김준일이 골밑슛을 위해 점프했다. 하지만 옆에서 클라크가 또 다시 블록슛. 경기종료 7.9초를 남기고 클라크의 자유투가 1개만 들어갔다. 72-74, 2점차. 삼성은 마지막 공격에서 이정석과 라이온스의 2대2 공격을 통해 활로를 뚫으려 했다. 하지만 모비스 수비는 이미 알고 있었다. 라이온스가 어려운 자세에서 3점슛을 시도하는 순간, 이미 경기 종료를 알리는 버저는 울렸다.

모비스가 24일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4~2015 KCC 프로농구 정규리그 원정경기에서 삼성을 74대72로 눌렀다. 2012년부터 이어온 삼성전 15연승.

5승2패를 기록한 모비스는 선두 오리온스에 1게임 차로 추격했다. 삼성은 1승5패로 KGC와 함께 최하위.

모비스는 아이라 클라크가 21득점, 6리바운드, 문태영이 18득점, 8스틸을 기록했다. 삼성은 리오 라이온스(32득점)와 김준일(16득점, 7리바운드)이 고군분투했다. 잠실실내체=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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