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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김종규, 배워야 할, 넘어야 할 김주성

류동혁 기자

기사입력 2014-10-20 06:22


LG 김종규(왼쪽)와 동부 김주성. 사진제공=KBL

LG는 연패에 빠져 있다. 대표팀에 차출된 문태종의 체력저하는 눈에 보인다. LG 김 진 감독은 "발을 질질 끌고 다니는 게 보인다"며 안타까워한다.

하지만 데이본 제퍼슨 역시 컨디션이 난조인 상황. 몸이 제대로 만들어지지 않았다. 원-투 펀치의 경기 지배력이 현저히 떨어진 LG는 현재 4연패에 빠져 있다. 1승 4패.

하지만 강렬한 부분이 있다. 김종규의 경기력이다. 그는 경기당 평균 13득점, 4.6리바운드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 시즌보다 리바운드 수치를 제외하고 모든 기록이 다 올라갔다. 대표팀 차출로 인해 체력적인 부담이 극심한 상황. 불리한 여건 속에서 쌓고 있는 기록들이다.

그는 공격옵션이 다양해졌다. 최근 경기를 보면 자신있게 중거리슛을 던진다. 적중률도 꽤 높다. 슛 찬스가 나면 거침없이 올라간다. 자신감과 정확도가 함께 상승한 모습이다.

상대가 김종규의 외곽 공격을 견제하면, 슛 페이크 이후 곧바로 골밑으로 돌진한다. 2m7의 큰 키와 뛰어난 운동능력, 빠른 순발력까지 지닌 김종규의 돌파를 막기도 쉽지 않다. 즉, 정상적으로 막을 수 없는 선수로 진화하는 단계다.

19일 LG와 동부전. LG는 62대80으로 패했다. 김종규는 17득점, 6리바운드, 5스틸을 기록했다. 매치업 상대였던 동부 김주성을 상대로 자신감있는 플레이를 했다.

김주성은 경기가 끝난 뒤 김종규와 짧은 대화를 했다. 김주성은 "정말 잘하고 있다"고 했다. 세 달 넘게 진천선수촌에서 대표팀으로 한솥밥을 먹은 국가대표 선 후배다. 이미 선수로서 모든 것을 이룬 김주성 입장에서는 나날이 성장하는 후배 김종규가 대견하다.

김주성은 "리바운드에도 잘 참여하고 속공도 좋다. 열심히 잘 뛴다. 가장 인상적인 것은 중거리슛이다. 자신감이 있다"고 했다.


하지만 김주성은 노련했다. 그는 "팀 전체적으로 봤을 때 LG의 외곽을 주지 않는 게 수비의 주된 목적이었다. 김종규에게 어느 정도 줘도 LG 가드진과 문태종에게 3점포를 주지 않는 게 중요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김주성은 빠른 스피드와 높이를 지닌 빅맨이다. 파워는 뛰어나지 않지만, 빠른 발을 이용한 감각적인 수비는 일품이다. 게다가 전체적인 수비의 밸런스를 잡는 센스는 탁월하다. 때문에 전성기 때 아시아에서 가장 뛰어난 파워포워드로 활약하기도 했다. 그러나 그에게도 한계는 있었다. 파워부족으로 포스트 업이 제대로 되지 않았다. 중거리 슛 정확성을 늘리면서 그 약점을 메웠다. 하지만 수비에 비해 공격에서 약점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김종규는 나날이 발전하고 있다. 블록슛과 리바운드 능력, 그리고 중거리슛은 이미 어느 정도 단계에 올라섰다. 그러나 아직은 배워야 할 게 더 많은 빅맨이다.

가장 시급한 것은 포스트 업 기술이다. 파워가 부족하기 때문에 골밑 자리잡는 부분에 어려움이 있다. 때문에 포스트 업 기술을 장착하기도 쉽지 않다. 파워부족은 골밑 수비에도 많은 영향을 미친다. 높이는 손색이 없지만, 몸싸움에서 밀리기 때문에 외국인 선수들에게 골밑 슛을 허용하는 빈도가 많다.

김종규도 자신의 약점을 잘 알고 있다. 그는 지난 시즌이 끝난 뒤 "벌크업을 해야 한다. 훅슛도 장착하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대표팀 시절 유재학 감독은 "공수에서 궁금한 게 많은 선수다. 질문을 많이 하면서 기량이 늘어가는 모습은 칭찬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김종규는 김주성의 노련함을 배우고 익혀야 한다. 시간이 필요한 작업이지만, 확실한 에이스로서 필요한 부분이다. 그리고 김주성이 갖지 못한 파워에 대한 숙제도 해결할 필요가 있다. 김종규는 자신의 숙제들에 대해 잘 알고 있다. 창원=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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