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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팀, LG와의 마지막 실전 강력한 예방주사

김용 기자

기사입력 2014-09-21 17:46


◇남자농구 대표팀과 LG 세이커스의 연습경기. 진천=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결과는 만족스럽지 못했다. 하지만 연습경기는 연습경기일 뿐. 마지막 모의고사를 통해 본 대회를 앞두고 배운 점이 많았다면 그만이다. 인천 아시안게임 금메달에 도전하는 남자 농구대표팀이 21일 진천선수촌에서 마지막 연습 경기를 치렀다. 상대는 지난 프로농구 정규시즌 우승팀 LG 세이커스. 주포인 문태종과 김종규가 대표팀 멤버라고 하지만 LG는 대표팀에 좋은 연습 상대였다. LG전을 치른 대표팀은 22일 선수촌에 입촌해 24일 본 대회 첫 경기를 치른다. 상대는 예선 A조로 경기를 치르고 올라와야 하는 몽골, 홍콩, 쿠웨이트, 몰디브 중 한 팀이다.

제퍼슨과 메시 버틴 LG 쉽지 않았다

연습경기를 위해 진천을 찾은 LG 김 진 감독은 "대표팀을 위한 연습경기여야 하지 않겠느냐"라며 "제퍼슨과 메시를 계속해서 뛰게 할 것"이라고 했다. 아시안게임 무대에서 중동팀들과 중국의 힘 좋고 키 큰 선수들을 상대로 경기를 치러야 한다. 대표팀을 이에 대비하기 위해 외국인 연합팀을 초청해 2경기를 치렀지만, 성과는 크게 없었다. 체력이 안되는 선수들이 첫 번째 경기 초반에는 열심히 뛰는 듯 싶더니 이내 수준 이하의 경기력을 보여주고 말았다.

하지만 LG는 달랐다. 지난 시즌 정규리그 우승의 주역인 두 외국인 선수가 모두 재계약을 한 가운데 시즌을 앞두고 맹 훈련 중이었다. 체력과 조직력이 갖춰진 팀. 특히, 제퍼슨과 메시가 동시에 코트를 누비자 내-외곽 파괴력이 엄청났다. 대표팀도 김주성, 이종현, 김종규 등 높이가 좋은 선수들로 맞섰지만 두 사람을 쉽게 막지 못했다. 특히, 확실한 에이스 제퍼슨이 어려울 때마다 개인기를 앞세워 공격을 성공시키니 대표팀 추격 의지가 꺾일 수밖에 없었다. 두 사람 뿐 아니라 김시래 양우섭 김영환 유병훈 등 주전급 선수들이 모두 좋은 활약을 보여줬다.

여기에 대표팀 선수들이 전체적으로 매우 부진한 슛감을 보였다. 간간이 미들슛을 터뜨린 막내 이종현 정도를 제외하고는 모두들 제 컨디션이 아니었다. 대표팀은 결국 LG에 67대75로 패하며 마지막 연습경기를 마무리했다.

강력한 예방주사 통해 대표팀이 얻은 두 가지 성과

마지막 연습경기를, 그것도 외국인 선수들이 빠졌다지만 주축 선수가 두 명 빠진 팀에게 패했다는 자체 만으로는 불안함을 안겨줄 수 있다. 아무리 연습경기라지만 마지막 경기에서 이기고 본 대회를 맞이해야 선수들의 사기가 올라갈 수 있다.

하지만 낙심할 필요만은 없다. 본 대회를 앞두고 예방 주사를 확실히 맞았다고 생각하면 된다.


이날 경기 핵심은 LG의 강력하고 적극적인 수비와 몸싸움이었다. LG 선수들은 경기 시작부터 전면 강압수비를 펼치고, 굉장히 거친 수비로 대표팀을 압박했다. 그리고 심판진들도 웬만한 몸싸움이나 핸드체킹에 대해서는 관대한 판정을 내렸다. 대표팀에 좋은 연습이 될 수 있도록, 김 진 감독이 선수들에 강력한 주문을 넣었을 가능성이 높다. 이에 대표팀 선수들이 당황했다. 상대 수비에 공격이 차단되는 경우가 많았다. 몇몇 선수들이 판정에 조금씩 민감한 반응을 보였지만, 이는 무조건 고쳐야 하는 부분. 자신이 파울이라고 생각해도 심판이 안불어주면 끝이다. 특히, 국제대회에서는 더욱 치열한 몸싸움이 벌어진다. 이 점에 대한 예방책을 확실히 세울 수 있는 기회가 됐다.

또 하나는 실전을 통한 수비 전술 확립이다. 유재학 감독은 이번 대회 3-2 드롭존을 비장의 무기로 들고나왔다. 이날 경기 1쿼터 초반을 제외하고는 경기 내내 이 수비로 LG를 상대했다. 양동근-조성민-양희종-김주성-이종현의 1진과 김선형-박찬희-문태종-김종규-오세근의 팀이 번갈아가며 경기를 뛰었다. 지역방어는 패스 흐름이 좋은 잘 짜여진 상대와의 연습을 통해 수비 조직력을 다져야 한다. LG 선수들은 가드 김시래와 볼배급이 좋은 제퍼슨을 필두로 대표팀 3-2 드롭존을 깨기 위해 노력했다. 유 감독은 경기 후 "그래도 어느정도 수비 조직력이 올라와 다행이다. 오늘 경기는 괜찮았다"라고 평가했다. 유 감독과 선수들이 느끼는 바가 분명히 많을 연습경기였다.


진천=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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