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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빈이가 좀 나아진 것 같지 않습니까."
프로농구 오리온스 추일승 감독이 살며시 미소를 지어보였다. 2년차 가드 한호빈(23)에 대한 기대감이다. 지난 시즌 한호빈은 오리온스를 이끌 차세대 주전 가드감으로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경험 부족과 부상으로 인해 가능성을 보이는데 그쳤다.
추 감독의 말대로 한호빈의 목표는 공격력을 향상시키는 것이다. 호주 시드니에서 진행중인 전지훈련 연습경기에서 일취월장한 기량을 과시했다. 가드로서 과감한 돌파와 외곽슛에 대한 개념을 잡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추 감독은 "호빈이는 그동안 픽앤롤같은 공격을 주로 해왔고 거기에 익숙해진 플레이를 많이 했다. 이제는 그런 것 말고도 자기 자신의 공격을 해야 한다. 호빈이에게 그 점을 강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10일 시드니 킹스와의 연습경기에서 한호빈은 21분31초를 뛰며 10득점, 5어시스트를 기록했다. 3점슛은 한 개를 성공시켰다. 특히 과감한 돌파가 돋보였다. 2m가 넘는 킹스 장신 선수들의 수비를 뚫고 활발한 패스와 슛을 시도하며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추 감독은 이날 경기 후 "많이 늘었는데 신장이 작은 편이어서 상대 힘 있는 가드들을 상대할 때는 어려움이 있다. 공격력을 향상시키려면 적극적인 움직임이 필요하고 시야도 넓어야 한다. 그 부분에서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추 감독은 올시즌 한호빈의 쓰임새를 늘릴 계획이다. 주전 가드 이현민과 함께 한호빈도 중용하겠다는 뜻이다. 추 감독은 "연습경기에서 한호빈을 계속해서 스타팅으로 기용하고 있다. 올시즌 기회를 많이 줄 것"이라고 밝혔다.
한호빈은 "지난 시즌에는 중간에 들어와서 갈피를 잡지 못했다. 시즌 막판 부상을 당해 좌절감을 느끼기도 했다"면서도 "올해는 처음부터 제대로 시작하면서 내가 할 일을 알게 됐고, 그게 자신감으로 연결되는 것 같다"며 밝게 웃었다.
사실 오리온스는 올시즌에도 가드와 센터가 취약 포지션이다. 트라이아웃 당시 마땅한 센터 자원이 없어 외국인 선수 2명을 모두 파워포워드로 뽑은 오리온스는 올해도 포워드 중심의 플레이를 펼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확실한 가드가 등장한다면 좀더 짜임새 있는 전력을 구축할 수 있기 때문에 한호빈에 대한 기대는 특별할 수 밖에 없다.
시드니(호주)=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