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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선수들의 쓰임새, 2014~2015 시즌 프로농구 오리온스의 운명이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오리온스는 지난 시즌 뛰었던 리온 윌리엄스, 앤서니 리처드슨과의 재계약을 포기하고 외국인 선수 2명을 새롭게 뽑았다. 찰스 가르시아(2m3.5)와 트로이 길렌워터(1m99)가 그들이다. 둘 다 1988년생이고, 미국 출신의 파워포워드다. 트라이아웃 당시 오리온스 추일승 감독은 정통 센터를 찾았지만, 마땅한 자원이 나오지 않았다. 확실한 센터가 아니라면 추 감독의 농구를 따를 수 있는 파워포워드가 오리온스에는 어울린다.
하지만 둘의 기량 차는 엄연히 존재한다는 것이 추 감독의 평가다. 키는 가르시아가 길렌워터보다 크지만, 전체적인 기량이나 경험은 길렌워터가 앞선다. 그러나 각각 단점이 있다. 길렌워터는 특유의 낙천적인 성격 때문인지 다소 게으르다는 것이다. 비시즌때 체중이 15㎏이나 불어난다고 한다. 시즌 개막전까지 정상 체중으로 낮춰야 하는데, 그러다 보니 훈련 페이스가 더딘 편이다. 길렌워터와의 '신경전' 끝에 결국 선수 본인의 스타일대로 '살빼기' 과정을 밟기로 했다.
추 감독은 "트로이 길렌워터는 몸을 만들어 놓고 오지도 않았다. 그런데 시즌에 맞춰 몸을 만들테니 절대 걱정하지 말라고 한다. 본인에게 맡겼다. 처음에는 3분을 뛰고 바꿔달라고 하다고 5분, 6분 조금씩 늘려가더라. 본인의 스타일대로 놔두기로 했다"며 고 말했다. 오리온스는 현재 호주 시드니에서 연습경기 위주의 전지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전지훈련 막판 길렌워터의 기량이 조금씩 본색을 드러내고 있다. 지난 10일 시드니 킹스와의 경기에서 22분20초를 뛰며 26득점, 13리바운드를 기록했다. 경기후 추 감독은 "공격 옵션이 다양하다. 올시즌 전체적으로 중간 이상은 할 것으로 본다"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이에 반해 가르시아는 아직 기량이 설익었다. 애착을 가지고 육성해야 하는 '용병'이라는 것이 트라이아웃 당시의 평가였다. 그러나 추 감독은 "가르시아는 외곽 모서리에 있다가 찔러주는 패스가 좋더라. 그런 능력이 있는 줄 몰랐다. 운동능력이 뛰어나다"고 칭찬했다. 그러면서 추 감독은 "가르시아는 조금씩 다 할 줄 안다. 우리가 슛좋은 포워들이 많기 때문에 가르시아와 호흡을 맞추면 득점력이 높아질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오리온스는 확실한 에이스가 없다. 팀워크와 빠른 움직임으로 강한 농구를 하겠다는 것이 추 감독의 큰 그림이다. 지금까지 드러난 두 선수의 실력에 따라 추 감독은 길렌워터를 스타팅으로 하고, 국내 선수들의 상황에 따라 가르시아를 투입하는 전략을 쓰겠다고 했다. 이들의 활약이 올시즌 오리온스의 관전포인트다.
시드니(호주)=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