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멀리 버려뒀던 농구공을 다시 잡고 싶어 손수 편지를 써서 구단에 보낸 선수가 있다.
그러다가 우연히 친구 때문에 동아리 농구를 하게 됐는데 그때 다시 농구에 재미를 느끼기 시작했다. 한국 농구와의 문화적인 차이에 적응하지 못했던 것을 더 열심히 했어야 했는데 하지 못했다는 후회로 돌아왔다. "농구가 재밌어지니까 그만둔 것이 후회가 됐다"는 한상웅은 "아내가 다시 해보라고 용기를 줬다"라고 했다. 아내 함민희씨는 농구를 다시 하고 싶어하는 남편을 보고 "하지 않고 후회하는 것보다 다시 도전해서 실패하는 게 낫다"라며 주저하던 남편의 손을 잡았다.
그런데 다시 농구를 할 수 있는 길이 없었다. "미국은 에이전트가 있어 그가 구단에 얘기라도 해줄 수 있지만 한국은 그러지 않아 갈 수 있는 길이 없어 답답했다"는 한상웅이 생각한 것은 편지였다. 친정팀인 SK에 쓴 편지엔 절실함이 녹아들었고, 2군 드래프트를 통해 3년만에 다시 SK 선수가 됐다. 2군에서 누구보다 열심히 했고, 시즌 막판엔 1군에 올라가 선발로 뛰어보기도 했다.
미국 오기 3주전 대학팀과의 연습경기서 자신의 부주의로 오른쪽 인대가 끊어지는 부상을 해 현재 상태가 최상의 컨디션은 아니다. 하지만 선두들과 함께 농구를 하는 것에 감사하면서 그 좋은 농구를 계속하기 위해 훈련에 게으름은 없다.
"코트 안과 밖에서 팀이 원하는 내 역할에 충시라는게 목표"라고 평범한 답을 낸 한상웅은 곧이어 숨겨논 개인적 목표를 말했다. "프로 농구 선수로 1경기에 10개 이상 어시스트를 해보고 싶다"는 한상웅은 "우승도 꼭 해보고 싶다"라고 말했다.
어바인(미국 캘리포니아주)=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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