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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규는 14일 프로농구 시상식이 끝난 뒤 기자회견장에서 "챔프전에서 많은 것을 느꼈다"고 했다.
구체적으로 말해달라고 하자 난감한 표정을 지으며 "워낙 많은 것을 느껴서 구체적으로 답하기 힘들다"고 말하면서도 "일단 몸무게를 불려야 한다"고 했다.
신인으로서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다. 노련한 함지훈과 모비스의 두 외국인 선수 로드 벤슨과 라틀리프를 맞아 분투했지만, 큰 위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일단 몸싸움에서 턱없이 밀리는 게 가장 큰 문제였다. 그의 공식프로필에 있는 몸무게는 95kg이다. 치열한 골밑에서 버티기 위해서는 100kg이 넘는 몸무게가 필수다.
때문에 김종규의 문제의식은 매우 발전적이다. 챔프전에서 LG를 상대한 적장 유재학 감독은 "김종규는 농구에 대해 매우 치열한 선수"라고 했다.
생각이나 태도가 매우 좋다는 의미. 대표팀에서 가까이 지켜보면서 내린 결론. 실제 대표팀에서 유 감독은 기본적인 2대2 수비와 수비의 기본 자세에 대해 많은 것을 전수했다.
그는 "100kg 중반대까지 몸무게를 올리는 게 급선무"라고 했다. 자신의 발전을 위해 가장 현실적이면서도 확실한 문제의식.
LG 김 진 감독도 "기본적인 중량감이 있어야 한다"고 했다. 때문에 LG 구단 측에서는 벌크업에 필요한 프로그램을 김종규에게 전달, 비 시즌동안 탄탄한 몸을 만드는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그것만으로 되지 않는다. 김종규도 이미 알고 있는 부분이다. 그는 "벌크업과 함께 중거리슛에 대한 부분을 연마할 생각"이라고 했다.
현실적으로 당장 아시안게임과 세계선수권대회가 있다. 대표팀을 맡을 유재학 감독은 "4강에서 중거리슛이 잘 들어가다가 챔프전에서 고전한 것은 여러가지 이유가 있지만, 확실히 자신의 것으로 만들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KT전에서는 확실히 자신보다 10cm 이상 낮은 높이의 선수와 매치업이 되거나, 오픈 찬스에서 편하게 미드 레인지 슛을 쐈다.
원래 슛에 대한 감각이 있는 선수. 하지만 밀착마크가 심했던 챔프전에서는 그런 슛 밸런스를 찾을 수 없었다. 유 감독은 "대표팀에서 김종규에게 미드 레인지 슛에 대한 연습을 시킬 예정"이라고 했다.
사실 현대농구에서 빅맨들의 훅슛은 필수무기다. 하지만 실전에 써 먹기 위해서는 시간이 많이 걸린다. 벌크업과 함께 중거리슛 능력향상을 요구하면서 훅슛까지 장착하라는 주문은 김종규에게 사실상 무리다. 김종규는 "비시즌 때 미국에 가서 기본기와 함께 기술을 익힐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대표팀 일정이 있다. 하지만 기술향상을 위해 게을리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김종규가 비시즌을 어떻게 보낼까. 두 가지 숙제만 마무리하면 그는 정상적으로 막을 수 없는 선수가 된다. 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