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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심한 부진에 빠진 두경민이 겪어야 할 딜레마

류동혁 기자

기사입력 2013-11-25 05:43 | 최종수정 2013-11-25 06:35


2013-2014 프로농구 KCC와 동부의 경기가 6일 전주실내체육관에서 열렸다. 동부 두경민이 3점슛을 성공시키고 환호하고 있다..
전주=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13.11.06/

올 시즌 빅3 중 하나로 화제를 모았던 동부 두경민은 최근 좋지 않다.

최근 세 경기에서 총 득점은 8점에 불과하다. 출전시간도 떨어지고 있다.

그의 부진에 여러가지 얘기들이 많다. 프로적응의 문제도 맞는 말이고, 스타일이 파악됐다는 것도 맞는 말이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테크닉의 한계에 도달했다고 하는 평가가 가장 적절하다.

동부는 기회의 팀이었다. 김주성 이승준 힐 등 트리플 포스트가 버티는 팀. 상대적으로 가드가 약한 팀. 게다가 쉴새없이 움직이는 그의 뛰어난 활동량이 가장 가치를 발휘할 수 있는 팀이 동부였다.

하지만 시즌 초반 동부는 사정없이 망가지고 있다. 김주성은 부상으로 많은 시간 뛰지 못하고 있고, 힐 역시 부상으로 짐을 쌌다.

강점이던 포스트가 약점으로 변했다. 두경민이 맹활약할 수 있다는 전제는 두 가지였다. 동부의 강한 골밑과 조직적인 수비가 뒷받침됐을 경우였다.

그러나 이 두 가지가 사라졌다. 강력한 수비를 자랑했던 동부는 김주성의 부재로 조직력 자체가 흔들리고 있다.

이 상황에서 두경민은 나름 분전했다. 평균 25분52초를 뛰면서 11.7득점을 올렸다. 확실히 침체된 동부의 가드진에 활력소였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이기는 경기로 가져가진 못했다. 최근 LG전이나 삼성전에서는 승부처에서 뼈아픈 실책을 범했다.

두 가지 이유가 있다. 일단 팀 패턴에 대한 적응도가 떨어진다. 두경민의 플레이를 자세히 보면, 그가 공을 잡고 있을 때 팀의 패턴이 연결되지 않는 장면이 많다.

또 하나는 팀동료를 활용한 플레이를 제대로 펼치지 못하기 때문이다. 스크린의 도움을 받기보다는 1대1 돌파를 주로 사용한다. 하지만 두경민의 드리블이나 돌파능력으로는 스크린의 도움을 받지 않고 상대 수비를 뚫을 수 있는 확률이 떨어진다. 대학시절 두경민에 대한 평가의 핵심은 "위력적이지만, 기복이 심하다"였다.

그는 여전히 좋은 슈팅능력을 가지고 있다. 평균 45.7%의 3점슛 성공률이다. 하지만 2점슛 야투율은 44.6%에 불과하다. 개인의 슈팅능력은 좋지만, 좀 더 확실한 슛 셀렉션에 대한 부분은 문제가 있다는 의미다.

최근 그는 혼란에 빠진 듯 하다. 자신의 활약에도 승리가 이어지지 못하면서, 더욱 팀 플레이에 맞추려는 경향이 있다. 그러다 보니 오히려 자신의 장점인 저돌적인 돌파와 속공, 그리고 정확한 3점포가 사라졌다.

이 부분은 미묘한 차이다. 동부의 시스템이 견고했다면 두경민의 장점은 극대화됐을 수 있다. 하지만 팀이 흔들리는 상황에서 팀 플레이를 맞추려는 두경민의 변화가 오히려 독이 되고 있다.

전자랜드 유도훈 감독은 최근에 박성진을 두고 "선수는 항상 넓은 시야를 가지고 경기를 풀어가야 한다. 하지만 그 능력은 단기간 습득할 수 있는 게 아니다. 그렇다면 박성진의 경우에는 자신의 장점을 극대화하는 플레이를 펼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차라리 강한 득점력을 바탕으로 찬스에서 치고 박는 게 더 위력적이 될 수 있다는 의미. 두경민에게 딱 맞는 말이다.

그가 김종규 김민구와 함께 빅3로 불렸지만, 가장 가치가 낮았던 이유는 그가 가지고 있는 센스의 한계 때문이다. 그 부분은 경험으로 보완할 수 있지만, 단기간 해결되는 문제는 아니다.

오히려 자신의 장점마저 해치고 있다. 두경민은 김민구가 아니다. 하지만 확실한 자신의 장점도 가지고 있는 선수다. 미묘한 선택의 기로에 서 있다. 선택은 두경민의 몫이다. 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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