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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재 감독 "정말 잘하는 김민구, 파워 보충 필요"

류동혁 기자

기사입력 2013-08-13 08:33


2013 남자농구 아시아선수권대회 한국과 대만의 3,4위전이 11일 오후 필리핀 마닐라 몰오브아시아 아레나에서 열렸다. 김민구가 대만 쳉의 수비를 제치고 슛하고 있다.
<마닐라(필리핀)=사진공동취재단>

KCC 허 재 감독.
라스베이거스(미국)=사진공동취재단

"정말 잘 하더라고."

KCC 허 재 감독은 12일 전화통화에서 이렇게 말했다. 아시아선수권대회 맹활약으로 '베스트 5'에 오른 김민구(경희대)에 대한 짧은 평가.

9경기에 출전 평균 12.7득점을 했다. 준결승 필리핀전에서 27득점, 3~4위전인 대만전에서 21득점을 했다. 압박감이 심한 절체절명의 순간, 해결사 역할을 했다는 점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슈팅 뿐만 아니라 게임리드도 능한 선수다. 1m91의 가드치고는 준수한 키와 좋은 운동능력으로 포인트가드, 슈팅가드, 스몰포워드를 모두 볼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이런 점에서 현역시절 허 재 감독의 대를 이을 후계자라는 평가도 나온다.

허 감독은 대한민국이 배출한 최고의 농구스타다. 현역시절 아시아 최강의 테크니션이었다. '슛도사' 이충희 동부 감독도 "허 재를 1대1로 맞붙어 이길 수 없다"고 말하곤 했다.

농구팬에게 기억이 생생한 1988년 서울올림픽에서는 당시 최강팀 중 하나인 유고와의 경기에서 포인트가드로 나서 21득점, 10스틸, 8어시스트을 기록했다. 1990년 아르헨티나 세계선수권대회 이집트전 62득점, 1994년 토론토 세계남자농구선수권대회에서 평균 19.6득점, 5.2어시스트, 2.8스틸. 이후 NBA 토론토 랩터스에서 스카우트 타진 요청이 들어오기도 했다.

NBA 진출시 활약도에 대해서 많은 말들이 오고 간다.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적어도 식스맨 이상의 활약을 했을 것이다. 경기당 평균 10득점, 10어시스트는 충분히 할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허 감독 역시 "그 당시 여러가지 사정이 있어서 가지 못했다. 만약 갔다면 어느 정도 역할은 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하곤 했다.


아직까지 김민구가 허 감독의 후계자가 되기에는 많이 부족하다. 기본적인 파워와 경험, 그리고 테크닉에서 모두 떨어진다. 하지만 충분한 잠재력을 가지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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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 감독은 어떻게 봤을까. 그는 "그동안 아마무대에서 김민구를 많이 봤다. 큰 경기에서 확실히 잘하긴 잘하더라"고 칭찬했다. 덧붙여 "자신감있는 플레이를 펼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고 밝혔다. 기본적으로 압박감이 심한 승부처에서 특유의 배짱이 없다면 에이스가 될 수 없다. 현역 시절 허 감독의 심장은 대단했다. 당시 대표팀에서 함께 뛰었던 김유택 중앙대 감독은 "클러치 상황이나, 공격이 막히면 무조건 허 재를 찾았다. 죽이 되든 밥이 되든 허 재가 스스로 해결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올해 22세인 김민구도 승부처에서 망설이지 않고 3점포를 꽂았다. 한마디로 강심장이다.

허 감독은 애정어린 조언도 잊지 않았다. 그는 "나와 체질이 좀 다르긴 하다. 하지만 좀 더 뛰어난 선수가 되기 위해선 파워를 좀 더 갖춰야 한다. 물론 순발력이 떨어질 위험이 있지만, 순발력을 유지하면서 파워를 키워야 더욱 좋은 선수가 될 수 있다"고 했다.

그의 프로필에는 1m91, 74kg으로 나와있다. 순발력과 득점센스만으로 경기를 지배하는데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그의 별명 '구비 브라이언트'의 대상자 코비 브라이언트도 10kg의 벌크업에 성공한 뒤 더욱 위력적인 선수가 됐다. 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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