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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프로농구 한시즌 농사를 좌우할 외국인 선수 선발이 완료됐다. 한국농구연맹(KBL)은 25일(한국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 데저트 오아시스 고등학교에서 외국인 선수 드래프트를 실시했다. 전체 1순위 영광은 KBL 경력자인 센터 허버트 힐이 동부 유니폼을 입으며 차지했다. 외국인 선수들의 면면으로 다가오는 시즌 판도를 미리 예상해볼 수 있다.
이로써 동부는 김주성(2m5) 이승준(2m4)에 힐까지 완벽한 트리플 포스트를 가동하게 됐다. 여기에 내년 1월 상무에서 전역하는 윤호영(1m98)까지 가세한다면 '동부산성'은 그야말로 난공불락이 될 듯 하다. 물론, 네 사람을 활용한 적절한 로테이션이 있어야 하고 조직력이 필요하다는 선결과제가 있다. 희망적인 것은 힐이 팀 플레이에 매우 능하다는 것이다. 2라운드에서 뽑은 키스 윈들맨 역시 2m3의 큰 키에 탄력까지 갖춘 것으로 알려져 높이 보강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맞춤형이 대세!
조직 농구를 선호하는 KT 전창진 감독은 올라운드 플레이어를 선택했다. 1라운드에 뽑은 앤서니 리차드슨(2m1)은 기본적으로 개인 능력을 갖췄을 뿐 아니라 팀플레이에 매우 능하다는 평가. 2라운드에서 2m6의 키를 자랑하는 건실한 센터 트레본 브라이언트를 잡아 수비를 보강했다.
삼성 김동광 감독도 만족스러운 선택을 했다. 드래프트 전 "센터 한 명에 기술자 한 명, 그리고 새 얼굴 한 명에 경력자 한 명을 뽑고 싶다"고 했는데 그 바람이 그대로 이뤄졌다. 1라운드에서 키 2m8의 센터 마이클 더니건을 뽑았고, 2라운드에서는 한국팬들에게 친숙한 왼손잡이 포워드 제스퍼 존슨을 선발했다.
올시즌 우승에 도전하는 KGC는 일찌감치 빅맨을 보강한다는 전략하에 드래프트에 임했고 션 에반스(2m3) 매튜 브라이언 어매닝(2m6) 두 명의 센터를 발굴해내는데 성공했다.
한편 지난해 외국인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1순위 선택권을 들고,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던 코트니 심스(현 SK)를 지명했던 KCC. 이번에도 비슷한 선택을 했다. 1라운드 3순위 지명권을 가진 허 재 감독은 센터 타일러 윌커슨(2m6)의 이름을 호명했다. 기존 KBL 경력자들이나 해외 리그 경험이 많은 이름 있는 선수들이 상위 순번에서 지명될 것으로 예상됐고, 윌커슨의 이름은 거의 언급되지 않았지만 허 감독의 선택은 달랐다.
구관이 명관
전자랜드는 마치 재계약을 하는 듯한 효과를 내며 필요한 선수들을 충원했다. 1라운드에서는 6순위로 KBL 악동 찰스 로드(2m3)를 뽑았다. 무릎 부상의 후유증이 있다고 하지만 한국 무대에 이미 적응을 마쳤다는 장점이 유도훈 감독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2라운드 픽은 행운과 같았다. 2라운드 1순위 KGC가 브라이언 어매닝을 뽑아 2순위 전자랜드에 선택권이 넘어왔고 전자랜드는 주저없이 지난 시즌 팀 해결사로 활약했던 리카르도 포웰(2m1)을 선택했다. 각 팀들이 1라운드서 빅맨 보강에 힘쓰는 사이 포웰이 어떤 팀의 선택도 받지 못했던 것이다. 이로써 전자랜드는 이번 드래프트의 숨은 승자라는 평가를 받게 됐다.
한편, 일찌감치 지난 시즌 활약했던 외국인 선수들과 재계약을 마친 모비스, SK는 선택권이 없었고 리온 윌리엄스와 재계약을 했던 오리온스는 2라운드 마지막 순번으로 랜스 골번(2m)를 선발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