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부산 사직실내체육관에서 프로농구 KT와 KCC의 경기가 열렸다. '국보센터' 서장훈 선수의 마지막 경기가 열렸다. 경기를 마치고 열린 은퇴식에서 눈물을 보이며 소감을 말하고 있는 서장훈. 부산=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3.3.19 |
지난 1998년 프로에 데뷔한 이후 15시즌 동안 무려 13,231득점을 성공시킨 국보급 센터 서장훈(부산 KT)이 전주 KCC와의 2012-2013 정규시즌 마지막 경기를 끝으로 정든 코트를 떠났다. 20년 넘게 한국 농구를 대표해 온 센터의 모습은 이제 더 이상 코트에서 볼 수 없는 것이다.
그동안 KBL은 허재, 강동희, 이상민, 서장훈, 문경은, 우지원, 현주엽, 김병철, 전희철 등 '실업농구 스타'나 '농구대잔치 스타'들에 많은 부분을 의지했다. 엄밀히 말하면 그들 모두는 KBL의 스타가 아닌 실업농구나 농구대잔치 시절부터의 스타였지만 KBL은 그들의 인기를 최대한으로 활용하기 위해 'KBL 스타' 혹은 'KBL 레전드'라는 명칭을 써서 10년 넘게 리그를 운영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실업농구 인기의 중심이었던 '허동택' 트리오 중 한 명인 前 원주 동부 강동희 감독이 승부조작 혐의로 구속되면서 KBL은 더 이상 과거 실업농구의 인기에 기댈 수 없게 됐다. 앞으로 KBL이 또 다시 레전드 올스타전을 개최할 계획이 있다면 그 때는 '허동택' 트리오 대 '이조추' 트리오의 맞대결이 열린다고 홍보할 수 없다. 前 원주 동부 강동희 감독은 승부조작 혐의가 사실로 드러날 경우 농구계에서 영구제명 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실업농구와 농구대잔치의 인기를 떠나 홀로서기에 나서야 하는 KBL. 그렇다면 정말 순수하게 KBL을 대표하는 초기 스타로는 누가 있을까? 순수한 KBL의 스타로 KBL을 이끈 대표적인 선수로는 지난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에서 대한민국의 금메달을 이끈 김주성, 김승현, 방성윤 등이 있다. 이 3명의 선수는 분명 농구대잔치가 아닌 KBL 세대의 선수들이다. 정상적이라면 이 3명의 선수는 농구대잔치 세대들의 인기를 이어받아 지금쯤 KBL을 이끄는 중심적인 대들보가 됐어야만 했다.
하지만 김승현은 이면계약 파동과 거듭되는 부상으로 인해 좀처럼 전성기 기량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으며 이른 나이에 은퇴를 선언한 방성윤은 대선배 서장훈의 은퇴식이 거행되던 날 폭행혐의가 인정 돼 검찰에 송치 됐다. 그나마 10여년 동안 자신의 몫을 해 온 김주성도 30대 중반에 접어들면서 부상으로 결장하는 경기가 늘어나고 있다.
과거 실업농구, 농구대잔치, 그리고 KBL 초기 스타들까지도 서서히 코트에서 멀어지고 있는 가운데 이제 KBL은 새로운 도전에 나서야 한다. 과거의 스타들을 활용한 마케팅도 좋지만 그러한 마케팅의 집착으로 인해 KBL은 새로운 스타 탄생 없이 오늘날까지 추락하고 말았다. 오늘날 그나마 많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양동근이나 김선형 역시 과거 스타 선수들의 인기에 비하면 절반에도 못 미치는 것이 현실이다.
※객원기자는 이슈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위해 스포츠조선닷컴이 섭외한 파워블로거입니다. 객원기자의 기사는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